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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Mar 02. 2022

시가 머무는 곳

잔소리 2



나이 여자의 깊숙한 곳에서

지렁이처럼 자꾸 기어 나오는 소리

머릿속에 층을 이루고 쌓인다

거절하고 밀어냈었는데

어는새 단체로 벽을 쌓고

말을 걸어오고 있지 않는가


그 말에 고분 해지고 쇠잔해진 몸

윗동네 단이가 빙의됐을까

곱삭하게 굽혀지는 허리에는

이름 모를 비애가 헛헛하게 흐르


그 누구를 향해  퍼부으려고

한 가슴 가득 담아 온 소리는

가뭇없이 사라지고

몸도 마음도 텅 텅 비어버린

동구 밖 수수밭 허수아비로 된 채

부는 바람에 훠이훠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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