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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Mar 22. 2021

시가 머무는 곳

바람꽃

바람꽃
 
뿌리도 없이
형체도 없이
부산히도 떠돌며
언덕 우의 나무 가장자리에
맑은 령혼 하나 불어넣고
피운 꽃이 꼭 너를 닮아서
이제나 저제나 떠날까 두렵구나
 
떠돌이 생을 숙명처럼
혼마저 풀어헤치고
가다가 지치면 또 앉아 쉴
나무 가장자리에
설익은 풋사랑을
서둘러 풀지 말고
그냥 쉬다만 가거라
너를 닮은 바람꽃을
이젠 그만 여기저기
뿌려두고
제발
그냥 니 근성대로
떠돌다 가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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