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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Apr 07. 2021

시가 머무는 곳

너를 잡으려고



너를 잡으려고


남 다 자는 새벽이면

찾아오는 반가운 친구들이 있다

여기저기에서 생생한 물고기들처럼

튀여 올라와서는 어서 잡으라고  아우성이다


간밤의 꿈속에 찾아왔던 익숙한 얼굴

지나간 시간 속에 갇혀 있던 반가운 목소리로

날이 밝으면 빛을 따라 사라질 거라고

재촉한다 사라지기 전에 잡으라고


서두르며 펜을 찾고 펼친 노트에

채 가시지 않는 잠을 뿌리치며

기억을 더듬는 펜 끝의 몸부림은

너를 잃고 끙끙 앓기보다

잠을 깨워준 너를 잡기 위해 서두르는 아침이다


새벽을 넘어  빛들이 새어 들어오면

빛의 유혹 끌려가는 시어들의 자유

다시 찾아올 땐 또 다른 모습이겠지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찾아 올 널 기다리며

긴 밤을 지나 나는 늘 새벽으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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