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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Apr 03. 2021

시가 머무는 곳

커튼





커튼

밝은 귀를 막으려고 드리워져
가로막힌 창가에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굴절된 노을이
기형으로 찾아든다
먼지 위에 내려앉아
한참을 볼을 비비다 떠나간 뒤
어둠이 창가에 내리면
달빛과 별빛이 조용히
창턱에 앉아
침실의 속삭임에 마음을 뺏긴 채
누에처럼 실을 뽑아
안개빛 고요를 드리워주면
긴장했던 하루가 풀리고
꿈은 어둠에 말려
블랙홀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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