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희선 Jul 10. 2021

시가 머무는 곳

비가 오는 계절

비가 오는 계절


비가 오는 계절이면

빈대떡을 굽던 언니 생각에

나도 빈 댁 떡을 굽는다


주룩주룩 빗소리

냄비에서는 익는  

빈대떡 소리

가락을 맞추는 닮은 소리


지루한 시간을 건너

여름을 삭힌 냄새를  삼키며

빈대떡은 노릇노릇 구워지고

두드리는 빗줄기에

차분히 부서지는  빗속의 세상


막걸리 사러 가던

20년 전에  시집간 언니

비 내리는 계절이면

길모퉁이를 에돌아 오던 모습

창가에 흐르는 빗 줄기 사이로 아른거린다


입에 문 빈대떡이 목구멍에 걸려

막걸리가 그리운 지금

시간은 멈췄다 

비 많은 계절 속에


작가의 이전글 시가 머무는 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