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다독이며

그런 사람 이제는 없습니다

by 강희선





그런 사람 이제는 없습니다



그런 사람 이젠 없습니다. 벌써 없어졌습니다. 어디로 갔을까요? 어디로 가면 찾을 수 있을까요?
종일 유령처럼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찾아봅니다. 햇빛으로 스며든 당신이 행여 햇빛으로 나의 머리에 내려앉아 머릿결을 어루 쓸어주는 것 같아서 이렇게 봄날의 햇볕 아래 따스한 볕을 당신의 손길처럼 받아봅니다.
담벼락의 쏟아져내리는 따뜻한 볕 무리들 속에서 일광욕을 하는 민들레꽃과 함께 비비고 싶은 충동으로 한나절 노긋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문뜩 스쳐가는 바람에 실려온 향기가 당신의 냄새를 닮았다는 것에 가슴이 황황히 뛰고 늘 지켜보고 있는 당신의 그 품속에 안긴 듯 기쁨의 눈물이 볼을 타고 흐릅니다.
이렇게 당신은 늘 저의 곁에 있음을 어떤 방법으로든 알려주고 있는데 그래도 이토록 외롭고 힘든 것은 어찌하옵니까
회초리로 종아리를 쳐도 당신 없으면 안 된다고 그렇게 울며불며 쫓아가던 당신은 벌써 내 곁을 떠났지만 나는 왜 수십 년이 지나도 내 마음속에서 당신을 보낼 수가 없을까요?

당신이 떠난 뒤 저의 하늘은 늘 회색빛이었습니다. 비 내음을 물고 오는 바람 속에는 눈물 같은 슬픔이 늘 서성거렸고 가슴에는 늘 울먹임들이 가득 차 올라서 울컥거렸습니다.

좀 더 내 곁에 머물다 갈 수는 없었을까요. 내 나이 80쯤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웃으면서 흰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그렇게 다정하게 조금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풍경을 만들면서 그렇게 걸어보고 싶어요. 파란 풀, 노랗고 빨간 꽃들이 하느작거리는 골목길들을 차근차근 끝없는 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하루 동안 생겼던 일들을 주고받으며 이른 새벽부터 해 질 녘까지 걸어오는 고향길을 조금 더 길게 늘여 걸으면서 못다 한 이야기 못다 한 사랑을 당신과 조금씩 조금씩 나누고 싶습니다.
당신이 지금 걷고 있는 그 길에도 꽃이 피고 지겠죠~ 우리가 걸었던 그 고향의 오솔길에 피고 지는 꽃길처럼 정다우시겠지만 가끔은 이 막둥이의 부재가 쓸쓸하지는 않으신가요?

세상의 아무리 아름답고 쾌적해도 당신의 부재는 습관처럼 나에게 찾아와서 나를 흔들군 합니다. 주고도 주고도 또 주고 싶어 하던 일방적인 사랑을 주시던 그런 사랑을 조금이나마 되돌려드리고 싶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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