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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Jan 22. 2022

시가 머무는 곳

탱고를 추는 가을 나무



푸른 가을 하늘 이마 우에 얹어두고


온몸을 흔들어 주는 바람에


짙푸르게 무거운 사색을


가볍게 털어낸다




해풍에 푸른 비듬 벗겨내고


붉은 옷을 두른 채


노을을 향해 걸어가는


실크 레이디


그 투명한 그림자 이어


화려한 계절 익어간다




파란 하늘 사이 발현하는


구름 한 조각 뜯어


노을빛 스카프 날리며 들어선


황홀한 가을 무대




바람의 발랄한 연주 속에


노란 넥타이 마주 선 빨간 원피스


눈부신 스탭으로


현란한 불꽃을 휫날려


저무는 고요를 흔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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