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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Feb 13. 2022

시가 머무는 곳

입춘


봄이 오는 소리에


나뭇가지는 눈을 뜬다


겨울 내내 움츠렸던


사지를 풀고 기지개를 켜면서


이른 아침부터 봄바람과 실랑이다




봄바람의 따뜻한 입김에 놀란


꽃잎들은 부끄러운 듯


그리움을 비며


핑크빛으로 물이 들고




얼었던 대지가 긴 하품을 하며


몸을 뒤집으면


땅속에서 잠을 자던 벌레들도


꼼지락거리며 돌아눕는다




강이 풀리면 떠나갔던 철새들도


줄줄이 날아들어


시린 시간 밀려가고


볕을 즐기며 미물을 껴안은 세상이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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