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머무는 곳
빚의 애환
by
강희선
Jan 15. 2021
빚의 애환
어디를 가도 음영처럼
따라다닌다
밝은 햇빛 아래서
더 또렷한 그림자로
속까지 투명할 수는 없을까
그 어떤 빛 앞에서도
통과할 수 있는
맑은 바람처럼
사랑이란 말 앞에서
초라해지는 모습을 지우고
죄여 오는 목줄을 풀어버리고
다리를 좀 뻗고
잠이나 청해보았으면
뱉어버리고 지키지 못한
약속들이
설익은 쌀알처럼
내장을 쓰리게 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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