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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Oct 19. 2022

시가 머무는 곳

여우비를 만나

 

바람이 일렁이는 언덕을 거닐다


햇빛 영롱한 여우비를 만났다


햇빛을 타고 내려와


내 손등에 톡 떨어진 빗방울


여우 눈물만큼 예뻐서


그렇게 발목이 묶인 채


방울방울


떠오르는 니 눈물


그 영롱한 반짝임에 묻어나던 순수함에


잠깐 넋을 놓고


홀리웠던 시간들이


그립다


여우비 가랑이는 이 언덕에서


너를 떠올린다


찡한 그리움이 심장을 뚫고 온몸으로 뻗은 전율


거울 앞에서 눈물을 훔치던


 모습 한 송이 작은 구름으로


저만치 흘러가다 산허리 굽이돌아


이 마음으로 걸어 들어온다

휘적거려도 흐려지지 않을 순백의 영혼으로


다시 이 언덕을 거닐다


몇 번이고 만날 수 있을까


이 영혼을 닦아주는 여우비


보고 싶다는 말이 저절로 흘러나와


저만치 멀어지는 구름송이에 매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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