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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Mar 30. 2023

시가 머무는 곳

사라진 이별 따라


어느 날 문뜩


별이 사라지니


매일 바장이다 멍든 발


가던 길을 잃고


동면의 깊은 굴속에서


멍을 핥고 있다




내 안에서 콩닥거리던


새에게 심장마저 다 털렸을까


아무리 들여다봐도


그대 눈 속에 반짝이던 연인은 사라지고


뭉그러니 붕 뜬 얼굴로


맛도 향도 없는 세월만 쪼아댄다




사라진 것은 뿐인데


그 명분에 기대어


그리움을 먹고살던 세월을 어이하고


한 생을 도난당한 연인은


깊은 잠의 심연으로 추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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