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시간으로 짜인
면사포가 펄럭이고 있다
그 누가 던진 그물이
포물선을 그으며
덮치고 있다
나를 삼킨 채
의연 중
그 무한한 길로 걸어 들어간다
무거운 걸음 따라오던 작은 그림자가
밤을 끌어안고
밤에 먹히면서
고독의 그림자를 폭식한
어둠이 무한정 펼쳐진 것이
이제 모든 것을 폭획하는
고요한 시간
느리게 가는 그 터널 속에
숨마저 멈춰버린 듯한
길고 긴 여정
고독의 천사가 내리는 축복이다
이제 서로에게 기대서 보듬는 과정
감미로웠다가
적막에 갇힌 영혼으로
질식해 있다가
마침내
고독한 천사의 이마에 내리는
깊고 긴 입맞춤으로 멈추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기절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