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머무는 곳

고독, 블랙천사가 내리는 축복

by 강희선


어두운 시간으로 짜인


면사포가 펄럭이고 있다


누가 던진 그물이


포물선을 그으며


덮치고 있다


나를 삼킨 채



의연 중


그 무한한 길로 걸어 들어간다


무거운 걸음 따라오던 작은 그림자가


밤을 끌어안고


밤에 먹히면서


고독의 그림자를 폭식한


어둠이 무한정 펼쳐진 것이


이제 모든 것을 폭획하는


고요한 시간


느리게 가는 그 터널 속에


숨마저 멈춰버린 듯한


길고 긴 여정


고독의 천사가 내리는 축복이다


이제 서로에게 기대서 보듬는 과정


감미로웠다가


적막에 갇힌 영혼으로


질식해 있다가


마침내


고독한 천사의 이마에 내리는


깊고 긴 입맞춤으로 멈추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기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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