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머무는 곳(인생의 무대)

인생의 무대

by 강희선

인생의 무대

강희선

언제 이 곳에 서려고 바란 적 있었던가
삶에 찌들어 살면서

비겁해진 마음

당신께 감사다하고 말한 적이 없다

몇십 년을 울먹임으로
당신을 그리워하면서도
웃고 살 수 있는
시간들이 죄처럼 틈틈이 끼어
흠칫흠칫 놀라며
살아지는 기적

이제는 이 무대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신
당신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대들이 준 선물
인생의 이 널찍한 무대에서
목청껏 노래하고
마음껏 춤을 추며 살고 있다고

가끔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치도 살피고
미워하는 사람을 거침없이
미워하면서

이렇게 끔찍이도 귀중한 선물에 감사하며
가난과 싸우고 불의와 싸우면서
지는 노을에 가슴 적시고
밝은 아침이면 희망 찬란히 펼친다고

공작새처럼 화려한 날갯짓은 아니어도
돌맹같이 작은
참새의 몸뚱이로
나의 하늘을 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언젠가는 막이 내리고
박수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무대에서 내려설 때도
나는 후회 없이 살았노라고
그래서 감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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