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
길을 잃었어
너와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난 후부터
해맑게 웃고 문을 닫고 떠나간 문 뒤로
어둠만 길게 늘어져 있었지
너에게로 가는 길은 어디에 도 열려있지 않아
두 손을 펼쳐봐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 빈손
멍울로 가득 차버린 가슴으로
뿌리내린 가시가 살갗을 뚫고
온몸을 찢어발겨
너덜거리는 신장은 거리에 엎드려
모든 길의 비린내를 핥고 있었지
이 모든 비극이
악몽이길
눈을 꼭 감고 뜨기 두려워
움츠러진 세상
빙글빙글 돌아가는 하늘땅사이에서 휘청거리다가
벼랑에 떨어져서라도
깨어나고 싶은 악몽
숨을 쉴 수도 눈을 감을 수도 없어
마른 가슴을 치며
너를 찾아 밤낮없이 거리를 헤매어도
웃음끼 사라진 낯선 이들뿐
누구도 아는 체 않는 세상
눈을 감고 귀를 잘라도
차마 그렇게 허망하게 놓쳐버릴 순 없어
구중천에서 방황할 너의 영혼을
그대로 방치할 순 없어
이 몸을 수백 번 수천번 던지기로 했어
너를 다시 안을 수만 있다면
그렇게 다시
너를 품을 수만 있다면
매일 저 하늘 끝까지라도
이 몸을 던져가며 기어갈 것임을
무릎이 깨지고 이마가 깨져
그 핏자국들이 온 세상을 멍들게 할지라도
너의 억울한 영혼을 달랠 수 있다면
이 처절한 절규가 하늘 끝에 닿아 기울어진 궁전을 뒤 흔들 수 있는 날까지
너의 체취로 물든 구부러진 거리를 향해 뻗은 길고 긴 두 팔
하늘을 향해 펼친다
신들의 방문마다 두드려
목놓아 부르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빌어
손바닥 위에 새겨진 지도 위로
하늘이 울어 울어 내려 보낸
강물이 굽이쳐
바다로 흘러 사라져 가도
너의 영혼을 향한 중얼거림이
너의 가슴에 닿아
멈춘 너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수 있다면
던질 수 있는 모든 것을 던져
안개로 뒤덮인 검은 세상을 부숴버리고
그 부서진 한 조각으로
멈춘 너의 시간에 끼워 맞추어
너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몸으로 걸어가는 기도가 여래의 손 끝에 닿아
부서져 내리는 눈부신 빛으로
네가 눈을 뜰 수 있게
이 몸의 모든 세포가 신의 세상을 향해 합장하고 엎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