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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Feb 07. 2022

시가 머무는 곳

보이지 않는 손




보이지 않는 손

보이지 않아도 있어요
어린싹을 자르는
절컥거리는 커다란 손들

광풍이 불어 쳐
산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고
질식할 것 같은
먹구름은 부서져 폭우가 되어
누구의 울분을 통째로
내리 꼰져도

주어 모으려는 손 사이로
빠져나가는 시간들이
울먹이는 소리를 듣지 못해요
커져버린 손에 귀가 다 가려져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세상
그것을 만들려는 세상
그 속에서 그 무리들 속에서
속절없이 사라져 가요

빛을 가로막는 손의 그림자가
어둠처럼 밀려오면
별이 되어 하늘로 치솟을 거예요
차라리 별이 되어
검은손을 뚫고 빛을 사려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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