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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정열 Apr 27. 2023

갑자기 퍼실리테이터가 되어 어느새 워크숍 진행하기

조직 문화 담당자(CA)대상 워크숍 전수 과정 (FT 양성)


H그룹 팀단위 일하는 방식 Co-Creation 워크숍이 전사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는 8개월 간 60 차수 진행합니다. 작년 하반기 파일럿 기간 동안 프로젝트 PM으로서 리얼워크 동료들과 함께 업그레이드한 컨텐츠가 확산되니 보람이 큽니다.


Change Agent (a.k.a 조직 문화 담당자)를 통해서도 이 워크숍을 확산하게 되었습니다. CA 맞춤형으로 시간을 줄여서 4시간 Co-Creation mini 워크숍 컨텐츠를 만들었고, 차수별 7시간 과정으로 전수하였습니다.

  

'과정 종료 후, 바로 워크숍을 실행할 수 있다'는 목표 달성 위해 아래처럼 단계별 접근해보았네요.


4단계 전수 과정 : 공감하기 -> 경험하기 -> 소화하기 -> 실행 연결하기



#공감하기 


현업에 더하여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일하니, 과업이 많습니다. 그런데 워크숍까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바쁜 데 이것까지 해야 해? 아니, 비전문가인 내가 할 수 있을까? 업무 중에, 그것도 회의실에서 진행하면 분위기도 안 잡히고 집중도 안 할 텐데...'


워크숍을 알려준다는 장소에 도착했지만,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러면 첫 시간부터 그 마음을 공감하고 안심시켜 드리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먼저 CA 고민을 드러내고 이를 해소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FT 가이드 준비 내용을 안내하니 표정이 조금 밝아집니다.


걱정이 되어 질문하실 때마다 '이렇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라는 말을 여러 번 했었네요. 잘 공감하려면 잘 준비되어야겠습니다.



#경험하기


본인이 진행할 워크숍에 참석자가 되어 경험해 봅니다. 그래야 참석자 관점에서 어떻게 느낄지 알 수 있습니다. Learning by Doing 이지요.


참석한 CA들을 한 팀으로 세팅하고, 제가 CA입장에서 FT 가이드에 따라 진행합니다. "제가 CA로서 처음 진행하는 데 떨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라는 식으로 Role play하면 더 좋더라고요. ^^


이때 CA들이 '워크숍 컨텐츠 수용자이자 평가자'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워크숍 중에 어느새 참석자 입장이 아닌 CA 입장에서 제 진행이나 참여 방식 하나하나를 평가하곤 합니다. 세션이 끝나면 자연스레 알게 될 내용을 미리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세션이 마무리될 때마다 요점 Q&A하고, 다시 참석자 입장으로 돌아오도록 권면합니다.



#소화하기


이제 경험한 워크숍을 소화하여 내 것으로 만들 시간입니다. 이때 FT 가이드가 큰 역할을 합니다. 이번 과정을 준비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입니다.


FT 가이드를 드리니 '와! 자료 좋네요~'라는 얘기가 동시에 들립니다. (으쓱으쓱) 워크숍 컨텐츠 장표마다 '활동 의미와 추천 멘트'를 상세히 적어 놓았습니다. 4시간 워크숍 중에 '이런 건 저희가 메모해야 하죠?'라고 CA들이 물을 때, '그것도 적혀있습니다.'라고 답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특히 Do list가 아닌 '추천 멘트'를 작성하길 잘했습니다. 퍼실리테이션 잘하는 방법으로 알려드리는 '집단 소통 방정식'이 있는데, 이를 고려하여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진행 멘트를 작성했습니다.   


집단 소통 방정식 = (FT의 질문+경청+진행+정보 제공) x (참석자의 참여 방식 + 도구 활용)


워크숍 진행이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내가 할 수 있겠다'라는 마음이 들게 하려면, 제가 떠나도 CA 곁에 남아있는 실행 촉진 도구가 있어야 합니다. '핵심 인재들이니 내가 알려주면 하실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면 문제 해결이 안 되더라고요.


모든 차수에서 CA들이 가장 표정이 밝을 때는 제가 이렇게 말할 때였습니다.


"여러분, FT 가이드 보면서 진행하시면 됩니다. 진행하고, 보고, 진행하고, 보고 이렇게요. 진. 보. 진. 보.입니다. ^^ 저도 오늘 그렇게 했습니다."



#실행연결하기


전문 퍼실리테이터는 너무 익숙한데, 사내 퍼실리테이터는 낯선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부담되지 않아야 실행으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온라인 툴 만들기, 조편성 방법, 사전 팀장 인터뷰 방법, 준비물 리스트 등에 대해서도 안내합니다.


'이렇게 다르게 해보면 어떨까요?'라고 묻는 적극적인 분들에게는, 가능한 그렇게 하시도록 격려합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전체 공유하고요. 다만 변경시 유의점은 콕짚어서 말해줘야 합니다.


또한 예를 들어, '팀장을 빼고 워크숍해보고 싶다' 같은 문의에는 워크숍 의미를 리마인드합니다. 팀의 일하는 방식을 함께 만들 때 팀리더가 없다면 실행되기 어려우니까요. 그 후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발언하고 함께 실행하도록 장치된 워크숍 전/중/후 방법들을 다시 확인합니다.


여전히 부정적인 분들도 있습니다. 워크숍 실행 자체보다는, 대부분 사내 현황에 대한 것입니다. 이런 분들은 쉬는 시간 등에 찾아오셔서 고민과 불만을 털어놓으시지요. 제 영향력 밖의 문제라, 잘 경청하고 격려해 드려도, 워크숍 만족도 설문에서 표출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 자리가 그분께 한번 털어놓을 수 있는 시간이 되셨길 바래봅니다.  


마지막으로 워크숍 진행 고민에 대해 충분히 질문을 받습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질문하라고 독려해야 합니다. "팀의 일하는 방식을 만들 때, 팀리더에게만 요구하는 내용이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시니컬한 사람들이 많은 팀은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요?" 같은 리얼 질문들이 자유롭게 나올 때 더욱 실행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4단계 전수 과정이 잘 되면 이런 소감을 남기시더라고요.


"자신감 얻고 갑니다."



감사하게도, 이런 분들이 많았습니다. 전체적인 만족도도 높았고요. 탁월한 분들이라 1번 실행하는 게 어렵지, 그다음은 잘하실 겁니다. 7시간 동안 만났던 제 역할은 CA들이 그 첫 번째 워크숍을 부담 없고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네요. 응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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