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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SS Jun 14. 2023

내 취미가 뭐였더라?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취미


'주말에 뭐 하고 지냈어?'


긴 연휴나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출근하면 동료들에게 받는 질문입니다. 가족중심으로 생활하는 캐나다의 주말은 주로 수리해야 할 집안 곳곳을 고치거나 정원 손질과 잔디 깎기 또는 손님들을 초대하거나 혹은 가족과 함께 바비큐파티를 하는 것이 보통의 일상입니다. 좀 더 활동적이고 스포츠를 좋아한다면 직접 운동을 하거나 보고 싶은 경기를 관람하는 경우도 습니다.


"취미가 뭐예요? 뭐 좋아하세요?"


최근에 받은 이 질문에 바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잠시 생각을 해야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내 취미가 뭐였더라?'




대학 1학년  교양체육 수강 인연으로 배우기 시작해 마침내 80대 타수를 눈앞에 두었던 골프는 10년 전 왼쪽어깨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갑자기 멈추게 되었습니다. 치료와 6개월간의 재활에도 어깨의 회전운동이 잘 되지 않아 이제는 완전히 내려놓았습니다. 아끼던 클럽과 용품, 심지어는 쓰던 장갑까지 모두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고 첫 라운딩으로 입문할 선배에게 선물로 받았던 오래된 HonmaHiroshima1번 우드를 골동품처럼 모시고 찬란했던(?) 그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추억의 Honma Hiroshima 1-Wood


초등학교 입학 전 유치원이 아닌 어머니의 치맛바람으로 미술학원에서 시작한 그림 그리기는 미대 진학을 위해 고등학생  화실을 다니다 집안 어르신들의 불같은 성화로 그만두었지만부터 틈틈이 계속해 왔습니다. 몇 년 전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후 비어있는 큰 벽면을 채울 그림을 구하러 아트샾과 인테리어 샵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습니다. 대부분의 그림값이 그렇게 비싼 줄 몰랐고 마음에 드는 그림은 더 비싼 가격표를 달고 있어 감당이 안되던 차에 와이프가 제안을 했습니다.


"당신이 한번 그려보는 게 어떨까?"


캐나다로 이민 와 시간 없고 먹고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그림 그릴 일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을 계기로 다시 붓을 잡고 손에 물감을 묻히기 시작했고 이제까지 그렸던 그림 중 가장 큰 사이즈의 대작(?)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완성 후 그림에 맞는 프레임 제작을 알아봤더니 새 그림을 사는 가격보다 높아 또 한 번 놀라고 생각 끝에 원래 맞추싶어 했던 했던 플로팅 프레임 (floating frame: 프레임 안에 그림이 떠있는 것처럼 보이는 형태)을 직접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요즘 웬만한 자료나 정보는 모두 유튜브에 올라와 있어 찾아보고 캔버스 사이즈에 맞는 미리 손질된 나무를 사고 필요한 공구는 주위에서 빌렸습니다. 


며칠 자르고 붙이고 손질하기를 반복한 끝에 프레임이 완성되었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원하던 금색과 검은색의 도색까지 마치고 그림을 세팅해 마침내 벽에 걸게 되는 감격(?)을 맛보았습니다.


완성한 그림 (왼쪽)과 Floating Frame 모습(오른쪽)


그러나 그 작업을 으로 그림에 관한 모든 열정눈 녹듯이 사라버리고 작업실로 쓰던 빈 방에는 세일할 때 부지런히 사서 모은 캔버스와 물감들이 먼지가 뽀얗게 쌓인 채 방치되어 있습니다.


직업과 관련되어 즐겨했던 새로운 음식 만들기, 제과 제빵은 직장에서 이름값 하기 위해 영혼 없는 오리지널 변형 또는 카피 제품 만들기가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시간을 내서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요리보다는 배달, 인스턴트 음식과 라면을 즐기는 생활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렇게 액티브한 활동이 점점 줄어들다 보니 대부분의 시간을 거실의 편한 소파에 파묻혀 대형화면의 티브이를 모니터 삼아 영화와 TV시리즈물만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영화 평론가도 아니면서 평점 높은 영화와 시리즈물만을 찾아보며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것을 나의 취미로 내세우는 뻔뻔함이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얼마 우연히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다 눈에 익은 얼굴이 보여 들어가 보니 친한 회사 동료 얼굴이 보였그의 자동차에 관련한 많은 사진들이 올려져 있었습니다. 자동차를 좋아한다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마니아였는지는 몰랐고 그렇게 많은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그것도 빈티지 모델로).


물어보니 현재 오래된 자동차 7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차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느라고 고심 중이라고 합니다. 눈을 반짝이며 각 차량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며 그중 몇 대는 사진을 보내주었습니다.


Benz 1935년식 CLK Kit(왼쪽)과 1985년식 SL 380 (오른쪽)


그가 변치 않고 오랫동안 가지고 취미는 오직 자동차입니다. 또한 보유한 자동차들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주행도 하며 또한 필요한 부품도 구입해서 교체하고 수리합니다. 필요한 부품은 그 차량 제조 업체나 이베이 (eBay)이용하면 새 부품이나 중고부품을 판매하고 있어 비록 오래되어 단종된 모델이더라도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평일에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차량관리나 같은 취미인 자동차 동호인들의 모임에 참석하는 등 정말 바쁘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와 긴 시간의 대화를 통해 어떤 미든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고  열정을 잃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저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되었습니다. 이제 몸을 추스르고 있었예전의 취미생활을 살펴보고 접근하기 쉬운 부터 다시 시작하는 전환점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친구에게 제안했습니다.


"주차공간이 있으니 우리 집에 한대 주차해도 괜찮아, 무료로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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