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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SS May 15. 2023

식품 방부제? 아니면 보존제?

유통기간을 늘리기 위해 사용되는 식품 첨가물


캐나다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혼란을 많이 느꼈던 부분은 과학에 관련한 용어의 사용이었습니다. 중, 고등, 대학교육을 받았던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중반에는 대학에서도 일본의 과학서적 한글 번역판을 교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본격적인 전공 수업으로 들어가는 3학년부터는 주로 영어 전공서적을 참고서로 강의가 많았지만 일본서적 번역판의 사용도 일반적으로 문제없이 받아들여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영어 원서일본어로 번역한 책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서 발행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한국에서는 영어를 일본어에 맞게 바꾼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영어와 일본어의 화학적 용어 번역이 맞지 않은 가장 대표적인 예로 소금을 들 수 있습니다.


소금의 화학기호는 'NaCl'이고

화학명으로는 'Sodium Chloride'이며

일본과 한국에서는 '염화나트륨'으로 읽습니다.


화학을 배우기 시작한 중, 고등학교부터 심지어 대학교 강의시간에서도 염화나트륨으로 읽었는데 이것은 일본식으로 해석해서 적용하여 부르는 방식을 한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Sodium이부르는 학기호 Na를 우리는 나트륨으로 읽을까요? 그것은 일제 강점기 동안 받아온 일본 교육의 잔재가 후에도 한국의 사회, 문화, 교육등 여러 부문에 남아 오랜 기간 영향력을 가져온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화학기호 K는 Potassium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칼륨으로 읽고 배웠습니다. 단순히 주기율표에 있는 화학 기호 외에도 수많은 용어와 단어안타깝게도 아직도 일본식의 해석으로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금의 구조식 (출처: Byju's)


친한 고등학교 친구들 서울의  유명 제과점이었던 '태ㅇㅇ' 집안자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저를 포함한 친구들을 부르며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며 조용히 이야기합니다.


"우리 가게와   유명한 서울 시내 제과점의 케이크를 사서 며칠 방에 그냥 뒀는데 어떤 일이 생겼을까?"

"무슨 일이 벌어졌는데?"

"우리 집 케이크에 제일 먼저 곰팡이가 생기더라고"

"뭐야? 너의 집 케이크가 제일 안 좋다는 뜻이네"

"뭘 모르는구나. 그건 우리만 방부제를 안 쓰고 다른 곳들모두 쓴다는 의미다"

"방부제가 뭔지 알아? 얼마나 안 좋은 건지 모르지?"


고등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저와 친구들이 처음 듣거나 잘 모르는 방부제라는 의미를 그 친구는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방부제(防腐劑: 부패를 방지하는 재료)란 단어도 일본식 용어입니다. 다른 표현인 보존제(保存劑)단어가 원어로 사용되는 Preservatives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으로 기준으로 사용되는 'Food Additive' 즉, 식품첨가물은 10,000가지 정도가 되며 나라마다 거의 동일한 목적과 정해진 사용량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Food Additive는 다시 기술적인 효과에 따라 37가지 정도로 구분하는데 그중 하나가 이야기하려는 화학 보존제 (Chemical preservative)입니다.


식품의 품질을 유지하며 장기간 보존하기 위해서 예전부터 사람들은 다양한 시도와 연구를 해왔고 지금까지도 이어져온 방법들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건조하거나 소금, 식초, 향신료나 알코올에 저장하는 방법은 지금도 사용되는 전통적인 보존 방법입니다. 그러나 과학의 급속한 발전과 그에 따른 화학반응의 시도로 생겨난 다양한 부산물들이 의약품으로 사용되면서 화학 첨가물이 식품에 적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산업화로 인한 대량생산은 유통되는 가공식품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보다 긴 유통기간이 필요하게 되었고 품질을 유지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식품에 사용되는 첨가물의 숫자들은 점점 늘어났습니다. 무차별한 남용과 오용을 막기 위해 국제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이 미국과 유럽에 생겨나고 강제성을 가진 규정을 만들어 사용기준을 정해 오고 있지만 한번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 효과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Chemical preservative (출처: Chefs for seniors)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넓게 사용되는 보존 목적용 식품 첨가물 아래의 4가지인데 기억해 두시고 제품 구입 시 포장에 표시된 원료 리스트에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보존제는 식품에 발생하는 곰팡이나 미생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자라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역할을 합니다)


- 프로피온산 칼슘 (Calcium Propionate) 

또는 프로피온산 나트륨(Sodium Propionate) 형태로 불리며 Propionic acid (프로피온 ) 수용성을 높인 결합체로 주로 제과 제빵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 소르빈산 칼륨 (Potassium Sorbate)

Sorbic acid (소르빈 산)를 제품에 사용하기 좋게 수용성을 높인 형태로 다음과 제품에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보존제입니다.


와인, 치즈, , 제과 제빵류, 농산물, 소시지 햄등 가공 냉장 육류, 어묵, 조개류, 절임 및 통조림류


- 안식향산 나트륨 (Sodium Benzoate)

Benzoic acid (안식향산)의 수용성을 높게 만든 형태로 위의 소르빈산 칼륨과 함께 가장 많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보존제로 아래 제품에 많이 사용합니다.


과일 채소류 음료, 탄산 및 기타 음료, 간장 및 장류, 건강 기능 식품, 잼류, 절임식품, 마가린, 마요네즈.


- 질산나트륨 (Sodium Nitrate)

소시지, 햄등 가공육류에 제품을 신선하게 보이게 하는 발색제 및 보존제로 많이 사용됩니다.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으로 지목되어 그에 따른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 있습니다.




가장 신선하고 모든 영양이 풍부한 상태에서 섭취돼야 할 식품에 상업성이 결합되면 시장성을 고려하게 되고 좀 더 긴 유통기한을 요구하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식품 첨가물들사용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이 오히려 사람의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는 원인으로 돌아오게 니다. 무분별한 식품첨가물의 사용은 2000년대 들어서며 사람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소비자들에게 좀 더 세한 제품과 원료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 시작했습니다.


영향으로 제품에 사용된 모든 원료들을 표기하고 정해진 중요 영양소의 영양 분석표를 규격화해서 보여주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Whole Foods Market (출처: Whole Foods Market)


요즘 'NAFNAC'으로 불리는 식품업계의 트렌드가 있는데 그 의미는 인공 향료나 인공 색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뜻인 'No Artificial Flavor No Artificial Color'의 앞글을 따서 만든 단어입니다. 이런 트렌드를 이미 오래전에 시작한 북미의 그로서리 스토어 가장 유명한 곳이 Whole Foods Market입니다. 


Whole Foods생산업체가 납품하기 가장 까다로운 곳으로 유명한데 이곳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금지한 87가지의 식품 첨가물을 사용해서는 안 되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런 조건에서는 화학 보존제를 사용이 불가능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신선도를 높이고 유통기한이 짧은 제품이나 천연 보존제로 대체하며 좀 더 건강한 식품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런 노력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 잡고 보다 많은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개선된 생산 공정과 화학 식품 첨가물이 아닌 천연 료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가까운 미래에 조금 더 건강한 제품을 마주하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전면사진 (출처: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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