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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SS Nov 16. 2023

'바게트'와 '프렌치 바게트'는 어떻게 다른가요?

바게트 (Baguette)에 대한 고찰


냉동 마늘빵 (frozen garlic bread) 제품의 개발요청을 받아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몇 가지 제품을 구입해서 비교하고 분석해 기회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바게트 (baguette) 모양으로 된 빵을 반으로 자르고 자른 표면에 마늘버터 스프레드를 바른 형태였는 데 사용되는 빵의 종류가 바게트, 일반 하드롤 또는 치아바타 (ciabatta) 같이 다양했습니다.


마늘빵에 널리 사용되는 바게트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베이커리 품으로 밀가루, 이스트, 물, 소금등의 간단한 원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쉽게 구할 수 있고 사용하기 편리한 드라이이스트나 생이스트를 이용하여 만든 바게트가 대부분이지만 공기 중의 천연이스트를 이용해 발효시키는 사워 도우 (sour dough) 방식으로 만든 바게트 제품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즘은 자동 설비를 사용하여 대량 생산한 바게트 제품이 주를 이루지만 손으로 직접 제품도 많아 종류가 다양합니다. 오래전 유럽에서 일할 때 프랑스의 바게트와 크루아상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있어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냉동 마늘 빵 제품 (출처: pepperidge farm)




바게트는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길고 얇은 모양의 프랑스 빵입니다. 보통 길이와 크런치한 겉면으구별할 수 있는데 직경은 약 5~6 cm이고 길이는 약 65 cm 정도입니다. 클래식한 바게트는 주로 정제되지 않은 밀가루 (unbleached flour)로 만들지만 오트밀(oatmeal)이나 통밀 (whole wheat flour) 가루가 포함되기도 하는데 그 함유량은 10% 이하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바게트와 같은 빵에 밀가루를 제외한 이스트, 소금, 물 이외의 첨가물을 넣는 것은 불법으로 되어있습니다.


바게트와 프렌치 바게트의 차이점


'바게트'와 '프렌치 바게트'는 종종 같은 의미로 사용되지만 이 두 가지 제품에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게트라는 단어가 프랑스어로 막대기를 의미하는 까닭에 전통적으로 의 모양은 긴 막대기 형입니다. 그리고 겉은 딱딱하지만 속은 촉촉하며 가벼운 식감과 풍미가 있습니다.


프렌치 바게트는 모양은 비슷하지만 프랑스에서 만든 것으로 크런치한 표면, 작은 기공 및 통풍이 잘되는 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밋밋한 맛에 풍미를 더하기 위해 버터나 올리브 오일과 함께 먹기도 하며 빵의 겉면은 매끄럽고 갈색이어야 하며 측면은 곧고 규칙적이어야 합니다.


요리하기 전에 칼로 몇 조각을 자르면 표면에 균일한 질감이 만들어지는데 그 모양이 만든 사람의 시그니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얼마나 굽는가 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어서 충분히 바삭한지 확인하기 위해 바게트를 눌러 살짝 깨뜨려 볼 수 있는데 더 많이 깨질수록 좋습니다. 잘 구워진 바게트는 밑면을 두드리면 속이 빈 소리가 납니다.


역사학자이며 베이커리 장인인 스티븐 카플란(Steven Kaplan)은 오늘날 많은 빵들이 부드러워진 것에 대해


"프랑스 사람들은 더 이상 씹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리고 베이커들은 바게트를 만드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이러한 요구에 하고 있다"


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바게트를 자르면 그 품질을 볼 수 있는데 자른 내부는 크고 불규칙한 발효기공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합니다. 빵은 약간 촉촉하고 탄력이 있으며 밝은 아이보리색이어야 합니다. 맛을 보기 전에 향을 느낄 수 있으며 식감은 빵과 크러스트 사이의 균형에 의해 만들어지며 쫄깃함과 입안에서 녹는 맛의 어우러진 조합이어야 합니다.


프렌치 바게트 (출처: taste of artisan)




전문가들은 프렌치 바게트가 특별히 맛있는 데에는 크게 세 가지 정도 이유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는 프랑스에서 생산되빵에 사용되는 밀가루가 다른 나라보다 매우 고품질이라는 점입니다.


두 번째로 가장 큰 차이점은 발효 과정입니다. 대부분의 프랑스의 베이커들은 이스트와 물이 혼합하고 밤새 발효하는 풀리쉬 (poolish) 공정을 이용합니다. 다음날 이 혼합물은 나머지 재료에 더해져 반죽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이 방식은 나누어진 공정으로 불편하고 많은 시간이 걸리는 반면 반죽에는 더 많은 맛과 풍미를 줍니다.


세 번째 바게트를 구울 때 스팀을 사용하는데 이를 통해 빵이 마르지 않고 바삭한 겉면을 얻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 빵은 일반 빵보다 길고 얇다는 알려진 사실 외에도 달고 겉면이 더 바삭합니다. 프랑스 빵이 만들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과학적인 면과관계가 적습니다. 딱딱한 빵을 만들게 된 이유는 오래전부터 부족한 밀가루로 가능한 모든 방법을 생각해야 했고 반죽을 최대얇게 펴서 뜨거운 오븐 바닥에서 말리듯이 굽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바삭겉면과 단단한 내부를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이 발전하여 프랑스빵의 겉바속촉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최근에 많이 사용하는 사워도우는 반죽에 이스트를 첨가하지 않고 자연 발생 효모를 사용하여 반죽을 부풀게 합니다. 결과적으로 사워도우 빵 한 조각은 드라이 이스트로 만든 빵보다 발효하는데 오래 걸리지만 더 많은 풍미가 줍니다. 또한 프렌치 바게트는 맛과 질감으로 알려져 있는 스톤 오븐 (stone oven)에서 구워지는데 특정한 방법이 필요하고 20분 이상 걸릴 수 있지만 최상의 제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부르는 화이트 브레드 (흰 빵)은 부드러운 크러스트와 함께 부드러운 질감의 내부를 가지고 있고 바게트와는 달리 정제되거나 정제되지 않은 밀가루로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밀가루 또는 통밀을 사용하지만 여전히 화이트 브레드로 구분됩니다.


화이트 브레드 조직의 바게트 (출처: the cook's treat)


대부분의 빵은 수분 함량이 보통 40%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바게트는 약 50% 정도로 더 높습니다. 이런 높은 수분 함량은 가볍고 통풍이 잘되는 질감을 주며 반면에 바게트가 빨리 건조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게트와 함께 먹는 가장 일반적인 재료는 치즈입니다. 바게트 한 조각에 치즈를 얹은 것은 프랑스에서 가장 흔한 식사 중 하나로 원하는 치즈 (카망베르, 루이, 모짜렐라 등)얹기만 하면 됩니다. 브리(Brie) 치즈는 크림 같은 질감과 부드러운 맛이 있고 카망베르 (Camembert) 치즈는 구울 때 녹는 맛이 좋은 부드러운 치즈입니다. 하바티 (Havarti)버터와 같은 풍미로 갓 구운 바게트의 바삭함과 잘 어울립니다. 바게트는 길고 얇아서 한두 입으로 먹을 수 있기에 좋은 빵이지만 치즈를 넣은 바게트 샌드위치는 너무 바삭하고 씹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조합은 아닙니다.


바게트보다 샌드위치에 더 적합한 빵은 포카치아나 사워도우로 만든 일반 빵입니다. 포카치아는 올리브 오일과 허브로 만든 이탈리아 빵으로 바게트보다 부드럽고 치즈와 잘 어울리고 사워도우 빵은 부드럽고 약간 짠맛이 있어 치즈와 잘 어울려  다른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테스트를 통해 프렌치 바게트에 가장 가까운 빵을 선택하여 마늘 빵 제품에 적용시켜 보았습니다. 자른 표면에 마늘 버터가 발라진 냉동상태의 제품을 구워야 하는 조건을 맞추어야 했는데 생각했던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냉동 상태의 마늘빵을 미리 가열된 오븐에서 12분간 구워야 하는 조건 때문에 70% 정도 구워진 상태의 par-baked (partially baked) 된 바게트 사용해야 했습니다. 테스트를 통해 바게트로 불리지만 일반 빵과 같이 내부의 기공이 작고 치밀한 조직의 빵이 녹은 마늘버터를 베이스 밖으로 흘리지 않고 흡수하고 구워지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프렌치 바게트가 아닌 일반 빵의 조직을 가진 바게트를 사용해서 제품을 만들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제품 자체로는 완벽하지만 물성이 다른 재료가 더해 조리 조건이 바뀌었을 때 그 특성이 오히려 장점이 아닌 단점이 될 수 있다는 경우  수 있었습니다.


비슷한 경우를 우리 주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개인의 능력은 매우 뛰어나지만 개성이 다른 사람들과 팀을 이루었을 때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능력이 발휘되지 못하거나 걸림돌이 되었던 전의 이 기억나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전면 이미지 (출처: taste of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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