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겨 버린 서랍

비밀

by 필마담

필수 육아템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게 서랍 잠금장치다.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면 고리형, 자석형, 슬라이드형, 밴드형, 직각형 등 다양한 걸 볼 수 있다. 어디에 붙일 건지 결정하고 고르면 되는데, 우리 집 역시 이곳저곳에 잠금장치가 붙여져 있다. 아이가 싱크대 서랍을 열기 시작하자 급하게 주문했고, 싱크대를 시작으로 옷장, 책상의 서랍까지 잠갔다. 심지어 냉장고에도 붙여지게 되었다.


어떤 게 위험한지 모르고 칼, 가위, 세재, 의약품 등 이것저것 만지는 아이를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시작되었던 잠금은, 어른의 편의를 위한 걸로 이어졌다. 냉장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마음대로 음식을 꺼내는 걸 막기 위해서 오랜 시간 냉장고를 열고 있는 걸 막기 위해서 잠가버렸다. 왜 열고 싶어 하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 한 그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 한 잠긴 서랍들은 쉽게 열지 않는다.


아이는 잠겨져 있는 서랍들이 궁금했을 거다. 어른이 여는 순간 힐끔 본 것만으로는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을 거다. 어떤 게 들어 있는지 알고 싶었을 거다. 잠그는 순간 어른은 비밀을 만든 거다. 이 생각의 끝은 서랍 잠금장치가 아이의 호기심을 방해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호기심이 많은 게 좋은 거라고 하면서도 막상 그 호기심을 버거워하고 있다.


생각은 미래로도 향했다. 나중에 아이도 어른에게 비밀을 만들 거다. 자기만의 책상에 어른이 열지 못하게 잠가두는 게 생길 거다. 책상 서랍 중 맨 위에 것에는 열쇠 구멍이 있지 않는가.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 궁금해질 거다. 열어주지 않는 한 열 방법이 없는 비밀이 아이에게도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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