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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해리 Aug 10. 2022

결국 어른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요즘 아이가  휴대폰을 가지고 사진을 찍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휴대폰을 만지지 않아서가 아니다. 사진 찍기 대신 영상을 틀어달라고 해서 그렇다. 유튜브를 통해 핑크퐁, 트니트니, 뽀로로, 베베핀을   있다는  알게 되면서 영상 보는 재미에 빠져버렸다. 크롬캐스트나 기가지니를 통해 텔레비전으로 크게 틀어달라고까지 한다. 아이에게   볼지 물어보고 스톱워치에 시간을 맞춰   알람이 울리면 가차 없이 텔레비전을 꺼버리는데, 자기 양껏 보지 못한 아이는 울어버린다. 약속은 약속이고 많이 보면  아파진다는 말과 함께 냉정하게 울음을 외면해버린다.


아빠의 스마트폰은 때론 아이의 게임기가 되기도 한다. 키즈모드로 설정하면 아이가 할만한 몇 가지 게임이 나온다. 어른이 봐도 귀엽고 재미있는데 아이는 오죽이나 좋아할까.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할 때도 스톱워치를 맞춘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점점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에 가까워지고 있다.


점점 아이가 영상을 보는 시간이 늘어나는 걸 느끼면서 마음이 불안해졌다. ‘책이나 다른 놀잇감과 멀어지면 안 되는데’ ‘텔레비전을 없애버릴까’ ‘다른 집처럼 거실장을 짜 숨길까’라는 생각들이 스쳐갔다. 텔레비전을 없애기에는 엄마께서 심심하실 거 같고,  거실장을 짜는 건 내 집이 아니라서 만만치 않다. 결국, 어른이 그때그때 조절하는 수밖에.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머물던 어느 날, 출근길에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영상 하나를 보았다. 스마트폰 사용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이유를 강연하는 영상이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수록 뇌의 잔가지가 잘 생기지 않는다는 거였다. 이미 이래저래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지만, 때마침 뇌리에 깊이 박혔다. 아이가 영리했으면 하는 마음은 어떤 부모든 가지고 있을 거다. 나 역시 그렇기에 다시 한번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 횟수를 조절해보려 한다.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생각이 이어 이어져 결론을 얻었다.


‘아이를 변화시키려면 결국 부모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가만 보면 아이는 어른이 휴대폰을 만지는 순간 관심을 가진다. 어른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면 자신이 원하는 걸 틀어달라고 한다. 이렇게 어른을 통해 반응하는 횟수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른이 먼저 책을 보는 거다. 거실이든 주방이든 방안이든 어디든 털썩 앉아 책을 보는 거다. 사실, 이 부분은 자신 있다. 이미 우리 부부는 책 보는 게 즐거움 중 하나니까. 그리고 가능한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집에만 있으면 텔레비전 시청이 생각나게 된다. 어른도 그렇지 않은가. 뭐든 어른이 먼저 노력해야 아이가 달라진다. 생각해보면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건 어른에게도 긍정적인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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