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늦잠꾸러기 아들이 오늘은 웬일로 일찍 일어났다. 평소 잠든 모습을 보고 출근했는데, 오늘은 세수하던 중 안방 문을 열고 나오는 아들의 기척을 느꼈다. 반가운 마음에 부랴부랴 얼굴을 헹구고 달려가니, 엄마 얼굴을 보고 환하게 웃는다. 아들도 일어나서 엄마를 보니 반가운가 보다. 짧은 포옹과 뽀뽀세례 후 다시 출근 준비를 한다. 채비를 하고 "엄마 갔다 올게" 인사를 하는데 역시나 "엄마 와"라면서 울먹인다. 그러더니 "엄마 같이 놀자"라고 한다. "같이 놀자"라는 말은 처음이다. 점점 어휘력이 늘어난다. 기특한 마음에 다시 한번 포옹을 한 후 현관 앞에 서는데 이번에는 "계단 조심해"라고 한다. 어디서 들은 말인지 계단 갈 때 머리 쿵 조심해라고 한다. 정확하게 들리지는 않았지만, 핵심은 계단 조심하라는 거다. "알겠어. 엄마 조심할게"라고 답한 후 아이의 손인사를 받으면 출근한다. 벌써부터 빨리 집에 가고 싶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