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9월 30일의 한강을 보며, 9월 29일의 하루를 생각했다. 이 글의 초안은 9월 30일에 적었다. 어쩌다 보니 이제야 올려본다. 요즘 점점 때늦은 기록이 생긴다.
출근할 때마다 한강사진 찍는 게 목표 중 하나인 요즘, 0929의 한강을 남기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이 날은 머피의 법칙이 생각나는 하루였다.
요즘, 한강을 찍기 위해 가능한 출입문 쪽에 선다. 하지만 0929는 평소보다 열차 안에 사람들이 많았고, 출입문에 가까이 가기 어려웠다. 사진 찍기에는 서 있는 위치가 좋지 않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에어팟을 꼈다.
요즘, ‘지하철에서 책 읽기’를 잠시 중단하고 노래를 들으며 휴대폰 속 사진첩을 정리하고 있다. 한 장 한 장 사진을 보며 추억을 곱씹다가... 내릴 역을 지나쳤다. 환승을 위해 강남구청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한 정거장 더 가버렸다. 학동역이다. 건너편으로 가려면 개찰구를 지나야 한다. 정기 승차권이라 다시 카드를 찍고 건너편으로 간다. 강남구청역으로 되돌아갈 승강장에 도착했는데, 열차가 역 2개를 지나야 온다. 한 정거장만 돌아가면 되는데 왠지 억울하다.
정해진 출근시간이 있기에 점점 마음은 급해지고, 열차에서 내린 후에는 빠른 걸음으로 가 늦지 않게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컴퓨터도 켜기 전에 원장님이 부르신다. 부랴부랴 회의하러 가면서 생각한다. '오늘 하루 조심해야겠다. 일이 꼬이는구나.' 첫 단추가 나빠서일까. 업무는 계획대로 안 흘러가고 결국 당일 끝내지 못하고 다음날로 미뤄지는 업무들이 생겼다. 그리고, 퇴근길마저도 사람들이 붐비는 열차를 타게 되어 한강 사진을 찍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