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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해리 Nov 02. 2022

1102의 한강

출근길

아침, 아이가 할머니에게 알약을 먹여드리겠다고 한다. 아이는 할머니 입에 알약을  넣고 여쭤본다. "할머니 맛이 있어?" 아이의 물음에 할머니는 ”맛없어. 맛없지만 먹는 거야.”라고 답한다. 어른은 약은 맛없는 거지만 필요하면 먹어야 된다는 의미로 거지만, 아이의 입술이 삐죽삐죽거린다. 그러더니 할머니 품에 안겨 “뿌엥~” 울어버린다. 할머니가 맛없는  드셔서 속상한 건지, 할머니가 아플까  걱정되는 건지, 자기가 드렸는데 맛없다고 해서 속상한 건지, 울음의 이유를 잘은 모르겠지만.

'나도 어른들처럼 무언가에 기여(Contribution) 하고 싶다는 마음 아닐까?'라는 남편의 해석을 담아,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면 그때는  “ㄱㄹ이가 주니 하나도 안 쓰고 맛있네”라고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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