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개발현장의 어느 밤
머리가 복잡할 때
단순한 것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마음이 무너졌을 때
투박한 자연물에서 생명력을 얻는다.
아무렇지 않게 그냥 있는 것들은 힘이 세다.
그냥 살아 있는 것에서 뜬금없이 이상한 힘이 날 때
이런 문장이 생각나는 것이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S# 재개발 건설현장 / 밤
하루의 노동이 끝나 모두가 퇴근한 컨테이너 안.
빼곡히 꽂힌 작업증 사이 비어 있는 한 칸 보이고 취재노트 챙겨 밖으로 나오는 도정원.
낯설고 적막한 공사장에 멀리 포크레인 조종실에 불이 켜져 있다.
포크레인 조종실에 있는 강오, 부품들 하나씩 닦아 있던 자리로 놓고 일지에 체크중이다.
E. 내일은 출근 안 해요?
소리에 밑을 내려다 보면, 어느새 와 있는 정원. 공사현장과 이질적인 모습의 정원을 한 번 봤다가 무심히 하던 일 계속 한다.
강오 10시면 불 다 꺼져요
빨리 나가란 소리에 가려다 강오의 행위를 보고
정원 아침에 그 자리 다시 그대로 있을 거
아닌가?
강오 ....
정원 근데 일일이 확인 왜 해요?누가 안다고
강오 ....
정원 난 10시 전에 나가니까 누가 안 훔쳐갈
건데?
강오 (대꾸 없이 하던 일 하고)
눈앞에서 보니 꽤 높은 포크레인 장벽에 대고 혼자 말하다 돌아서 걸어 가는 정원에
강오 내가 아니까요
멈춰선 정원의 발걸음.
자신만이 아는 자신의 루틴을 충실히 이행하는 강오의 모습에 이상한 안정감이 느껴지고 기분이 오묘해지는 정원이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보면 드넓은 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낮과는 또다른 낯선 공사판 전경을 눈에 담는데
멀리서, 크레인 불빛이 높이 반짝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