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장면] 어떤 시작

습작대본

by 윤지WORLD

모 제작사에서 제작하는 수사극을 집필중인 팀한주연.

그 팀의 프로파일러 자문을 맡게 된 드라마작가 한주연의 옛 제자 용산서 김선재 경위.

한주연의 집필현장이자 김선재 경위의 관할구역에서 김경위의 옛 스승 겸 첫사랑 사수극이 펼쳐진다.


그 서사 중의 어떤 회상, 어떤 장면.



S# 한남동 집필실 건물/ 오전

로비 한 켠에 앉아 있는 선재에 커피 두 잔 내려서 들고 가는 준연.

선재에 커피 내밀고 맞은 편으로 착석한다.

선재 감사합니다

준연 (사약 마시듯 커피 수혈하는 준연)

선재 어제도 못 주무셨나봐요

준연 김경위 이 근방에서 여자 변사체 신고접수

들어오면 둘 중 하나야

선재 ?

준연 내가 죽었거나 한주연 저거를 내가 죽였거나

선재 (그걸 또 받고)사인은요

준연 과로사로 하자 대본 쓰다 끝내 전사한 여성!


소리에 피식하는 선재, 닫혀 있는 집필실에 시선이 갔다가


선재 근데 두 분은 어쩌다 같이 하시게 된 거예요?

준연 우리?


준연의 입가에 묘한 웃음기가 돌고.


준연 시작됐지 악연이


S# 여의도 작가협회교육원 창작반/ 낮 <과거회상>

강의가 한창 진행중인 창작반

열중한 연수생들 사이 맨 끝자리 퍼지게 앉아 있는 준연, 한 손으로 턱 괴고 대본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열중한 작가님의 미간을 그리기에 심취해 있다.

그때 울리는 E. 문자알림.

심드렁하게 한번 봤다가 다시 액정을 들여다 보는 준연의 동공이 커진다.


S# 여의도 카페/ 낮 <과거회상>

준연, 한 테이블 앞에 앉아 커피를 홀짝인다. 온 신경은 카페로 들어오는 기척에 맞춰져 있고 테이블 밑으로 다리를 떨다가 말다가를 반복한다.

E. 카페 문 열리는 소리에 이어지는 걸어 오는 또각소리


준연, 갑자기 떨던 다리 멈추고 다리를 꼬아 본다. 영 어색하다. 다른 쪽으로 꼬아 보려는데 테이블 맞은편으로 툭 던져진 서류가방.


주연 언니 안녕하셨어요


말과 동시에 착석해 자연스레 다리 꼬는 주연을 아니꼽게 바라보는 준연이다.

여전히 우월한 미모 자랑하는 주연에.


준연 얼굴 좋아졌다? 방송국 물이 좋긴 한가봐?

주연 제가 언제 얼굴 안 좋을 때 있었어요?

준연 싸가지도 여전하고

주연 사람 변하면 죽어요

준연 (재수 없다는 표정)

주연 언니도 여전하죠?

준연 내가 뭐가 나 뭐

주연 전하지 못한 진심이니 순애보니 그런 거

그대로냐고요


정곡 찔린 준연, 발끈한다.


준연 그 말인즉슨 너는 뭐 아직도 그런 거나 쓰고

그러고 있냐 이거냐?

주연 (왜 오버야) 제가 너라곤 안 했죠


옆에 던져논 가방에서 종이 봉투 꺼내 테이블 위로 툭 놓는 주연. 뭐냐는 듯한 준연에 준연 쪽으로 민다.


준연 (이끌리듯 서류 봉투 집으며) 뭔데 이거


준연이 봉투에 든 것을 꺼내는데 주연의 차기작 대본 시놉시스다. 의아하게 주연을 한번 봤다가 시놉을 넘겨본다.


주연 웬만하면 내가 어떻게 해볼랬는데 도저히 안

되겠어요

준연 (어느새 대본에 사로 잡혀 넘겨 보며) 뭐가 안

주연 오글거리는 거 지고지순한 막 그런 거

준연 (암) 너는 그거 안 되지

주연 그니까요

준연 (이때다싶어) 너는 그 감성 그 없지

주연 언니가 해봐요

준연 그러니까 (하다가 각성) 뭘해 내가


대본을 넘겨보던 준연, 주연을 보면 주연, 팔짱끼고 준연을 응시한다.


주연 아 전문이잖아요

준연 (어벙하게) 전문이지

주연 같이 하자고요 나랑

준연 !!!


대치하듯 앉아 있는 주연과 준연, 말 없이 서로를 한동안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