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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월드 May 30. 2024

밀린 숙제

말소된 페이지입니다.

차라리, 밀린 숙제를 하는 기분이었을 때가 나았을까?

이젠 해야될 숙제의 기한이 지나 숙제가 말소된 느낌이 드는 때가 있는 것이다.

내는 자가 있고 기한이 있고 늦었지만 밤을 지새운다면 늦게나마 완수할 수 있는 숙제.

자의와 타의 사이에서 어쩌다 경로를 이탈한 자는 스스로에게 숙제를 부여해야 되는 삶을 살게 됐다.

밀린 숙제의 페이지가 말소되면 숙제를 내는 자의 몫까지 감당해야 나만의 경로에서 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또 뒤늦게 알아 버렸다.

밀린 인생이 아닌 다른 인생을 살기로 작정하면서

비로소 남부럽지 않은 부지런한 걸음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는 템포가 늦은 자의

위안과 눈물로 잡는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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