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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월드 Jun 12. 2024

제주도 푸른 밤과

경기도 수원의 낮

제주도에 다녀 왔다.

여행 내내 내가 사는 경기도 수원의 날씨를 비웃듯 제주의 6월은 아직 20도 정도로 무척 선선하고 쾌청했다.

내륙의 지인들로부터 올해 첫 31도를 벌써 찍고 있다는 각지의 비보를 접하곤 이 제주의 봄을 더 밀도 있게 느끼려는 강박적 만끽을 시도해 보았다.

오랜만의 제주 땅에는 일본에 관광객을 많이 뺏겨 한국인보다 중국인이 더 많은 듯 했고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하는 음성이 한국어인지 중국어인지 귀를 빼고 들어야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한라봉과 돌담과 해초는 세상 돌아가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저 좋았다.

제주도의 산해진미와 푸른 밤을 곁들인 술을 마시고 기분이 고조되면 틈틈이 일상으로 복귀할 짜증이 밀려 들 때가 있다.

난 그런 순간을 조심한다.

소중한 일탈의 순간과 더 소중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적당한 즐거움으로 제주와 놀다가고 싶었다. (이또한 기분통제 강박이다ㅋ)

그래도 31도의 경기도 수원에서 끝난 여행의 즐거움에 대해 쓰며 무사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지금에 흐뭇하니 내가 이겼다.

인생샷도 끝내는 건져서 프사에 박아 놨으니 더할나위 없었던 안녕, 제주.

기약없이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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