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게

젠장맞을.

by 윤지WORLD

서두니까 작문 원칙에 따라 인사는 하지.

안녕, 여름!

어제 니가 좀 지나쳐서 무려 2시간 반을 소요해 간 계곡물에 발 담그고 아사삭 녹는 더위에 그래 여름 니가 설쳐 봤자 지적인 영장류에겐 계곡이란 있다 했는데,

오늘 에어컨이 가동중인 실내에서 통유리창에 쏟아 붓어 에어컨과 전기세를 무색하게 만드는 압도적인 너의 광기에 어제의 내가 조금 하찮아지네.

너 잘났다 여름아?

근데 내가 또 소음인이라 내부로부터 냉장기능이 있거든 그니까 니가 계속 설쳐대면 내 몸에는 꽤 이로울 거야. 그게 좀 위안이 돼.

그리고 한 가지 정정할 사안이 있어.

내가 겨울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는 말을 내뱉곤 했거든.

그 말을 취하하려 해.

내가 그간 겨울에 대해 심히 배타적이었고 당장의 추위에 이성을 잃어 여름 너를 긍정적으로 평가 해 버렸어.

이젠 유엔의 파도나 박명수의 바다의 왕자로는 도무지 구제가 안 되는 너를 버리기로 결정했어.

앞으로 나는 여행을 가도 태국 말고 노르웨이에 가고 캐리비안 베이에서 생맥의 시원함 말고 스키장에서 어묵의 따끈함을 즐길 예정이야.

안타깝지만 뒤늦게 매달려 봤자 소용없어.

난 한번 돌아서면 번복이란 없는 이성적인 영장류거든. 그러니 경고하는데,

이제 그만 GET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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