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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월드 Sep 08. 2024

힘을 숨긴 자

설동설

힘을 숨긴 자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새벽에 자려고 누웠을 때 생각했다.

잠에게 밀린 생각을 꺼내본다.

가령,

농부가 된 모시기파 전직 조직원이라든가

조선시대 버전으로는

주막에 앉아 있는 나그네를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는 임금 호위무사가 있다던가

용돈 받아서 피시방 다니는 백수가 피시방 뒷문으로 나갈 땐 양복차림의 국정원 요원 변신 뿅!이런 거다. 뾰로롱!


인물뿐 아니라 장면을 던지는 설정도 가능하다.

16부작 서사 끝의 마지막 화에 종종 연출되는, 산전수전을 마친 인물이 6개월 후에 다시 만나서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의 미소를 띄고 서로를 바라본다.

이 장면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다.

사연을 전제한 인물들의 만남이 첫장면으로 시작되면 뭔진 몰라도 이미 집중은 시작되는 마법!

하늘 아래 새삥 이야기는 없대도

우리는 언제나 비슷한 이야기에 비슷하게 빠져들기 마련이다.

언젠가 설동설을 주장(?)한 김영하 작가님 말대로

이야기를 중심으로 인간의 세계는 흐른다고 나도 동의한다.


요즘 MZ 사이에서

<내 이름은 김삼순>이 심히 자주 회자되고 있다.

삼순이 신드롬이 20년만에 역주행할 것인가?

그렇다 내 이름은 김삼순은 무려 2005년 드라마가 되었다...야자 끝나고 봤었는데. 몹시 유감이다.

한 3년 전쯤에 N번째 다시보기 했을 때 유희진(정려원)이 입고 나온 룩에 화들짝 놀라고

현진헌 (현빈)이 펄럭거리는 줄무니 양복 바지에 기겁했는데 요즘 지0재0 플랫폼에서 힙스타일로 팔고 있다.

패션도 이야기도 돌고 도는 거 맞다!

(그래도 현진헌 바지는 안 유행했으면 좋겠다.)


어찌됐건, 김선아 배우의 재기도 김도우 작가의 집필도 마음 한 편 묵은 구석으로 있던 터라 나는 반갑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지고 프로페셔널하게 자기만의 생을 꾸려 나가는 삼순이의 진가가 새삼 주목 받는데 있어서,

20년이 흘러 이렇게 진보된 요즘 세상에

20년 전만 못한 정신건강으로 퍽퍽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도 따라온다.


그러나 설동설 속에 사는 우리에겐 삼순이와 해영이가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김삼순 오해영이 나타나 우리의 삶을 덜 퍽퍽하게 만들어 줄 테니 순며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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