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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도바다 Feb 24. 2019

남인도 여행 40일, 처음이자 마지막인 김치찌개...

---나 홀로 남인도 40일---여행 통신 제6호

남인도 여행 통신 제6호

     

남인도 여행 통신 <백도바다>의 제6호, 첸나이, 칸치푸람, 마말라푸람 편입니다.

고아 남쪽 해변 배나울림, 콜바해변에서 5박을 하는 동안 헐렁한 스케줄로 

고아 주는 주세가 없어서 마냥 값싼 맥주를 많이 즐겁게 마시며 

릴렉스, 힐링의 시간을 맛있게 마치고 이제 첸나이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합니다.

6개월 전에 예약한 딱 3가지

(1. 코치 -인 -아웃 에어아시아나 저가 항공... 문제 투성, 캐리어가 이틀 늦게 나와 많이 속상했던..., 2. 코치 에어비앤비 3박,  3. 고아--> 첸나이 인디고 국내선 비행기) 중 세 번째 일정을 소비합니다.

고아에서 첸나이 비행기 좌석을 의외로 Q 클래스를 주네요. 

코치--> 벵갈루루 비행기를 예정에 없이 함 타서 그런가요?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는 맨 앞좌석입니다. 

식음료도 공짜, 대접받는 기분으로 비행을 하였습니다.

또 6개월 전에 티켓팅 할 때는 하이데바라드에서 3시간 30분 동안 기다리며 transit 해야 했는데 

비행기에서 내리지 말고 그냥 타고 있으라 하네요. 

앉아서 기내 청소하는 거 식음료 다시 채우는 거, 짐 싣고 내리는 거, 승무원 교체 등 

환승의 전 과정의 퍼포먼스를 고스란히 보여주더군요.

처음으로 다 보았습니다. 비행기를 숱하게 많이 탔지만 첫 경험 

불과 40여분 지났을까요. 첸나이로 슉~~ 예상보다는 빨리 도착했습니다.

첸나이 공항에서 벌떼처럼 숱하게 달려드는 꾼들,  왈라들을 씩씩하게 물리치고 

프리페이드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거의 보름 동안 인도음식만 먹었더니 속이 내속이 아닙니다. 

김치찌개, 된장찌개가 눈앞을 어른거립니다. 

도저히 그 맛이 그리워, ---입맛이라는 게 이토록 절절하게 각인된 불치병입니까? 

오늘 저녁에는 무조건 한국식당엘 가야 했습니다. 

첸나이에는 한국식당이 많다는 정보를 출국할 때부터 들었기 때문입니다.

첸나이에는 현대자동차, 삼성, 두산, 엘지 등 대단히 큰 인도 현지 공장들이 있는 곳으로 

교민이 약 5천 명 이상 산다고 합니다.

젊은 주재원이 혼자 밥을 먹고 있기에 한참을 첸나이에 대해서,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그 비싼 소주도 한 잔 ..
그 이름도 유치 찬란한 <영두식당>
호텔에서 내 노트북으로는 우버 택시비가 115루피로 나왔지만 러시아워라 그런지 220루피를 주고 찾아간 <영두식당>
우버택시, 비싸지 않고 깨끗하고, 영어도 인도식이 아니어서 들을 수 있고, 이번 남인도에서는 우버택시를 많이 탔음
남인도 여행 40일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은 우리의 한식, 김치찌개, 지금도 그때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한국식당 옆좌석에 젊은 주재원이 혼자 육개장을 먹고 있어서 대화를 나누고 명함도 주고받았습니다....)

한국식당은 구글 지도를 켜니 내가 묶고 있는 호텔에서 약 4.5km에 있는 (young. doo) 식당이 가장 가까웠습니다. 

우버택시를 타고 갔다 왔습니다. 갈 때는 러시아워라서 그런지 220루피, 올 때는 120루피를 주었습니다.

그 이름도 한국식으로 유치 찬란한 <영두 식당>, 김치찌개 550루피 세금 포함, 소주 한 병 880루피 거의 만 오천 원, 왕복 우버 택시비 340루피,  약 1,800루피(약 삼만 육천 원 정도)를 썼습니다.

지금까지 16일 동안 남인도 여행 중 저녁 식사대로는 최고 금액을 지출했습니다. 

그래도 참말로 기운이 돋고 화~악 한국사람으로 복구되는 그런 기분으로, 

나의 정체를 알게 하는 배부르고 아름다운 저녁 밥상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한국식당이 없는 곳으로 만 다닌 것인지... 

이 김치찌개 이후로는 당최 한식을 못 먹었으니...

여행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는 체력이 고갈되어서 그런지 실실 아프기 시작하는 것이니...

이런 닭고기 카레와 훅 불면 날아갈듯한 알랑미 쌀밥과 맥주로 거의 40일을 연명을 하니....
이 도사라는 인도음식은 조금 먹을 만했다. 매끼마다 참 많이 먹었다.

--도사가 인도 남부에서 유래하였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으나 누가 언제 처음 만들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도사는 발효시킨 쌀과 검은 렌틸콩(black lentil, black gram, urad dal, minapa pappu) 반죽을 얇게 부쳐 만들며, 얇은 크레페 혹은 팬케이크와 그 형태가 유사하다. 인도 남부 지방에서는 도사와 이들리(idly)에 삼바르(sambar, 인도 남부와 스리랑카에서 널리 먹는 야채 스튜)와 코코넛 처트니(chutney)를 곁들여 아침식사로 즐겨 먹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도사 [Dosa] (세계 음식명 백과, 박성연)

자매인가? 카메라로 함 찍어도 돼요? 하면서 미소로 제스처를 취하면, 이렇게 멋진 포즈를 취해주는 인도사람들...

다음날 칸치푸람으로 일일투어를 했습니다.

아!  이렇게 멋지고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경외감으로 보게 만드는, 사원들 기둥은 조각 작품인지.. 기둥 역할을 하는 건지, 디카, 폰카로 몇백 장은 찍은 듯합니다.  

발걸음이 안 떨어져 두 세 바퀴는 돈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1400년 전, 6세기, 남인도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을 구축했던 

팔라바 왕조의 수도였던 칸치푸람 그리고 두 번째 수도였던 마말라푸람은 

그 시대의 화려했던 문화와 종교의 면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원과 유적들의 천국이더군요. 

한마디 말과 글로 표현하기 힘든 멋진 건축물이 여행자의 손발과 가슴을 붙잡아 둡니다.

엑암스베스와라, 카일 라사 타나, 까막 쉬암 만사원 딱 세 곳만 방문했는데도 하루가 다 갔습니다. 

하루 종일이라는 시간과 2000루피 택시 투어비가 전혀 아깝지 않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사실 인도 전문 카페나 블로그의 지침? 도움? 충고?를 받았지만... 칸치푸람은 꼭 한번 가야 한다는 강압?

첸나이에서 2박 3일은 짧았습니다. 

첫날 도착해서 한국식당 가서 김치찌개에 소주 한 병 잘 먹은 큰일을 해냈고요,

둘째 날은 칸치푸람 일일투어 잘 갔다 왔고요,

세째날을 마말라푸람에서 일정에 없던 1박을 즉흥적으로 결정했기에 아침 먹고 바로 출발했으니까요.

그러나 거기서 1박 안 하고 바로 폰디체리로 내려갔으면 후회할 뻔했습니다.

그 옛날 1400년 전 팔라바 왕조의 두 번째 수도였던 마말라푸람은 지금은 아주 작은 해변 마을입니다만 

그 당시 융성하고 화려했던 문화유적으로 인해 남인도 여행 시에는 꼭 방문하게 만드는 곳이 되었습니다.

<위대한 전사의 도시> 이 말을 힌디어로 하면 ---<마말라푸람>이 됩니다.

워낙 작은 마을이어서 대여섯 군데의 유적과 사원들은 뚜벅이처럼 걸으며 여유 있게 보는 게 맞습니다. 

오토 릭샤왈라는 600루피까지 부르며 전부 데려다주겠노라고 하지만 유적마다 왈라를 대기시켜 놓으면 불안 초초 해서 제대로 못 보는 게 맞습니다.  

오후에 마말라푸람에 도착해서 다섯 개 사원만  보고 그 다음날 오전 나머지 쭉 보면 되었습니다.

아르주나의 고행상, 중력을 거부하는 거대한 바위 덩어리 크리쉬나 버터 볼,  해변 사원, 다섯 개 사원,  등대 그와 크고 작은 케이브, 

작지만 알찬 이곳 작은 마을 마말라푸람이 왜 여행자 천국이 되었는지 이해가 쉽게 되었습니다.

나는 너와 친하다, 너와 나는 친구다,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인도식 거수경례를 받는 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짱짱!
인도식 거수경례를 받아보셨나요?  쉬어! 쉬어! 이쁜 어린 아가씨야!



인도 여고생인듯... 셀카로 함 찍자니... 앵글이 시원찮다.
마말라푸람의 비치 카페에서 킹피셔 한병
간디 박물관
간디박물관에서.. 중딩들의 거침없고 다양하고 순수한 표정들...
마말라푸람의 G/H, 800루피(16,000원 정도)를 주었는데 룸컨디션도 좋고 해변도 음식점도 가까워 베리 굿이었습니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인도를 그냥 인도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인도는 해석이 불가능한, 인크레더블 인도지만,  이렇게 저렇게 조금만 인도를 느끼고 돌아가는 건 

오히려 다행스럽습니다.

지저분의 극치,  어디서나 소음 수준은 100 데시벨 정도, 1월인데도 30도, 여행자 거리나 유적지 부근의 물가도 만만치 않음 (유적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50% 이상 저렴) 등등... 

1월인 이때가 인도 여행의 적기이지만 많이 힘듭니다.

누가 한 말처럼 <이 생고생하려고 인도 왔나?> 하면서 나에게 쏘아붙칩니다. 

그러나 마음을 고쳐먹고 60전에 나에게 선사하는 마지막 도전 아니냐고...  

내가 나를 가만가만 다독다독하며 치유합니다.

꾼들, 각종 왈라들. 조금만 방심하면 맥주는 거의 배로 받고, 기차표, 버스표는 외국인은 봉... 거의 두배, 

끓임 없이 붙어서 팔아달라는 장사치들, 툭툭 치거나 할로 하며. 손으로 입에 갖다 대면서 구걸하는 사람들,  

<아유 프롬>,  어디서 왔니?  처음 접근은 항상 이렇게 시작하지만 허용적인 행태를 보이면 끈질기게 달라붙는. 인도 사람들,

그러나 이 여행기를 쓰면서는 그런 사람들도 측은하고 그립고 좋아하게 되는 것이 인도 여행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도 변함없는 건 매일 아침마다 마신 길거리 짜이만큼은 정직하게 쭈~욱 10루피라서 다행입니다.

모든 육체적 고통과 불편함,  정신적 문화적 충격을 받으며 이렇게 길게 여행하는 이유는 

내 인생에 처음이라는 명분의 훈장 같은 거, 인생에서 제대로 된 참는 법,  알기 위함이 아닐까요?  

인생은 여행이니까요...

이번에는 사진 많이 찍었습니다.  

각 도시마다 대표 사진 몇 장씩 순서에 맞게 올립니다.

또 두 번째로 장거리 기차를 타고 가면서 이 글을 써서 그런지 오탈자도 많고 두서도 없는 듯합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하시기를 더운 나라 남인도에서 기원드립니다.

다음 남인도 여행통신 제7호는 퐁디셰리,

제8호는 좀 더 남쪽 인도로 내려가 남인도에서는 

가장 화려한 사원 <시리 미낙시>이 있는 Madurai 편을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마니마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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