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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도바다 Feb 25. 2019

버킷리스트의 실천에 딱 좋은 나이가 됐다.

---나 홀로 남인도 40일 ---여행 통신을 마무리하며

---인생에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몇 초보다 더 해방감을 주는 시간은 찾아보     기 힘들다.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중

---여행을 떠날 때의 들뜬 기분이 바로 이렇겠지요. 제주항공 좌석에 적혀있던 글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행선지는 다르지만 되돌아오는 곳은 모두 같다.

    바로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끝내고 차분히 정리해 보면 결론은 바로 이겁니다. 여행은 자기 자신에게로 귀환하는 순수한 여정이었다는 사실, 자기 자신을 발명하고 또 발견해내는 어려운 작업이랄까요?    

칠정회 친구들!  설 명절 잘 쇠셨습니까?

내년부터 1년 또는 6개월 동안은 공로연수를  필히 들어가야 하는 우리 친구들!

인생 60전에 딱지 떼야할 것, 꼭 해보고 싶었던 것들, 고민을 거듭하더라도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시고

<예를 들면, 인도 30일,  또는 전국일주. 제주도, 해외, 따뜻한 남도에서 한 달  살기, 치앙마이에서 한 달 살기, 백두대간 종주, 우리나라 50개 섬 방문 하기 등....>. 

혼자도 좋고. 가족, 친구 동반도 좋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셔야 합니다.

준비과정에서 느끼는 행복도 있고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도 하고 시간도 잘 가고 

아무튼 아주 좋은 추억이 만들어질 것이며 인생 2막을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때론 삶으로부터 벗어나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것,
 그것이 내게는 명상이고 수행이었다.
 여행을 떠날 때는 따로 책을 들고 갈 필요가 없었다.
 세상이 곧 책이었다. 기차 안이 소설책이고,

버스 지붕과 들판과 외딴 마을은 시집이었다.

책장을 넘기면 언제나 새로운 길이 나타났다.

나는 그 책을 읽는 것이 좋았다.
 그 책에 얼굴을 묻고 잠드는 것이 좋았다.
 - 류시화 <지구별 여행자> 중에서 -

나 홀로 남인도 40일 여행을 총정리? 하자면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인도를 그냥 인도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인도는 해석이 불가능한, 인크레더블 인도지만,  

이렇게 저렇게 조금만 인도를 느끼고 돌아온 건 오히려 다행스럽습니다.

지저분의 극치,  어디서나 소음 수준은 100 데시벨 정도, 1월인데도 30도, 여행자 거리나 유적지 부근의 물가도 만만치 않음 (유적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50% 이상 저렴) 등...

1월인 이때가 인도 여행의 적기이지만 많이 힘듭니다.

누가 한 말처럼 <이 생고생하려고 인도 왔나?> 하면서 내가 나에게 쏘아붙칩니다. 

그러나 마음을 고쳐먹고 60전에 나에게 선사하는 마지막 도전 아니냐고...  

내가 나를 가만가만 다독이며 치유합니다.

꾼들, 각종 왈라들. 조금만 방심하면 맥주는 거의 배로 받고, 기차표, 버스표는 외국인은 봉... 거의 두배, 

꿇임없이 붙어서 팔아달라는 장사치들, 툭툭 치거나 할로 하며 손으로 입에 갖다 대면서 구걸하는 사람들,  

<아유 프롬>,  <어디서 왔니?>  처음 접근은 항상 이렇게 시작하지만 허용적인 행태를 보이면 

끈질기게 달라붙는 인도 사람들, 

그러나 이 여행기를 쓰면서 그런 사람들도 측은하고 그립고 좋아하게 되는 것이 

인도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인도를 여행한 후에는 두 종류의 사람들만 존재한다지요 아마...

<난 다신 인도 안 간다. 지저분하고 덥고 사기꾼 투성이고 힘들어도 너무 힘든 곳이 인도다.>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아! 인도여!  환상이여! 금방 다시 만나야겠다.>  조금 과장되었나요? 

그래도 변함없는 건 매일 아침마다 마신 길거리 짜이만큼은 정직하게 쭈욱 10루피라서 다행입니다.

모든 육체적 고통과 불편함,  정신적 문화적 충격을 받으며 이렇게 길게 여행하는 이유는 

내 인생에 처음이라는 명분과 훈장 같은 거, 인생에서 제대로 참는 법,  알기 위함이 아닐까요?  

인생은 여행이니까요...

여행은 지도가 정확한 지

 대조하러 가는 게 아니다.
 지도를 접고 여기저기 헤매다 보면
 차츰 길이 보이고, 어딘가를 헤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곳곳에 숨어있는
 비밀스러운 보물처럼 인생의 신비가 베일을 벗고

 슬그머니 다가올 때도 있다. 

어느 낯선 골목에서

 문득 들려오는 낮은 음악처럼  예상치 못한 기쁨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 김미진의《로마에서 길을 잃다》중에서 -     






깐야꾸마리 시내 전경











나 홀로 남인도 40일 여행을 굳이 점수로 매기라면 80점 정도,  

준비 부족과 욕심을 낸 일정 등 부족한 부분과 과한 부분들이 섞여있는 듯합니다.

예를 들어 노트북과 그 외 무거운 것들, 한 번도 입지 않았던 옷 등은 가져가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또한 늘 먹던 홍삼진액. 고추장, 컵라면 등은 더 가져갔어야 했고요.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요? 

또 도시마다 한국식당을 철저하게 조사를 했어야 했습니다.

남인도 여행 40일 동안 첸나이에서 한국식당을 딱 한번 가고 만 것은 정보 부족과 게으름 때문이었습니다. 


남인도 여행 40일 중 30일이 지나갈 때쯤에는 점점 인도음식이 안 맞아 고생 많이 했습니다.

나중에는 인도음식은 냄새 맡기도 싫어지더군요.

나중에 코친으로 다시 들어가 인천으로 돌아오기 전 이틀 동안 머물면서는 

인터넷에서 찾고 또 찾아 한국음식과 비슷하다는 티베트 음식 수제비(Thanthuk), 만두(Fried Momo)와 비슷한 음식으로 연명하였습니다.




Tibetan Chef's  레스토랑을 코친에서 찾아서 맛있게 막었습니다.

먹는 게 어떻게 보면 치사한 것 같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더군요.

혼자니까 음식을 여러 가지를 시키지도 못하고 두세 개를 시켜도 실패하기 일쑤.

먹는 량이 점점 줄어드니까  체력이 떨어지고 아무리 단단했던 사람도 

심한 감기몸살과 합병증으로 마지막 일정을 겨우 소화하고 돌아왔으니까요

여러분도 준비 단단히 하시고 어떤 버킷리스트던지, 그 무엇을, 계획하고 계시던가 잘 마무리하시기를 빕니다.

그냥 집에서 공로연수기간의 전부를 보내기는 많이 아깝지요.  

또 60이라는 나이가 넘기 전에 딱 하나, 버킷리스트는 성취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부터 준비하시기를 바랍니다.  

여행이 주는 여유는 삶의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일방적인 낭비나 소비가 아닙니다. 

새롭게 자신을 돌아다 보고 인생의 기쁨을 맛보게 하는 느리디 느린 낭비이자 소비인 것입니다.

그리고 나 홀로 남인도 40일 여행을 적극 성원해주시고 격려의 답장도 주시고

남인도를 여행하면서 방문하는 도시마다  쓴 총 11편의 여행기를 ---- <잘 쓰지는 못 했어도 생생한 현장감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끝까지 읽어 주시며 격려해주신 점 

깊이 감사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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