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지낚시

--경직된 생각을 한 바퀴씩 풀고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견지낚시 법입니다

by 백도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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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낚시


무릎까지 차는 여울에는 들뜬 사람들

강을 따라 하류로 자꾸 떠내려갑니다

경직된 생각을 한 바퀴씩 풀고 팔을 뒤로 젖히듯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견지낚시법입니다


작은 돌은 데불고

큰 돌은 뛰어넘고

낮은 곳을 향하여

돌돌돌 거리며

강은 여울에서 비로소 자기 목소리를 냅니다


가느다란 2호 줄에 고소한 생각을 매달면

피라미는 온몸으로 말을 걸어옵니다

낚싯바늘 같은 뾰족한 허위로

세상을 낚으려고 했던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면

정강이를 만지며 흐르는 강이

간지럽다기보다는 차라리 부끄럽습니다

강 따라 흐른 아픈 세월을 낚으려면

자성(自省)의 미끼를 끼운 외짝 얼레로 낚싯줄을

팽팽히 감았다 풀었다 하는 견지낚시가 제격입니다


물속에도 여름은 깊어 가고

수면 위에는 산과 들에서 이사 온

여름꽃이 가득 피었습니다

여울처럼 낮게 흐르는

슬픈 자유를

하루 종일 낚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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