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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도바다 Nov 13. 2016

어라연

-- 단종의 슬픈 역사가 아다지오 아다지오 흐르는 곳.

어라연 (漁羅淵)

<마마께서는 한나라를 통치하셔야 할 임금이시온데

악운으로 혼이 되셨으니 영계(靈界)라도 통치하셔야

합니다. 이곳이 아무리 선경(仙境)이라 해도 신령이

되시어 백두대간의 중추 태백산맥의 모든 산을 다스

려 주옵소서.>

모든 물고기의 왕이었던 잉어, 왕비인 메기, 왕자였

던 가물치, 공주인 붕어가 어라연 강물 속 백성들과 다함께 

단종에게 간곡하게 진언하였다.

잔잔한 여울목을 넘는 산새 울음소리

병풍 같은 뼝대에서 되돌려지는 메아리는 

강심 깊이 풀어지고 단종의 슬픈 역사가

아다지오 아다지오 흐르는 곳










강물이 만든 돌섬 위 키작은 몇 백년 소나무 

단종을 만난 오래 전 이야기 바람에 실어 전하고

강 속 나라 까만 눈을 가진 백성들, 

육지 친구 두꺼비와 물뱀 

아직도 단종에게 큰 절 올리며 알현하는 곳

단풍, 단풍으로, 그 절절한 슬픈이야기로

단종의 아픈 마음 대신 불태우는 곳

산속으로 길 나타났다 끊어지길 반복하는 꿈속같은 

선경(仙境) 어라연을 단종은 울긋불긋 단풍마차 타고 

이 가을에도 어김없이 다녀가시었다.


※어라연(漁羅淵):강원도 영월읍 거운리의 선경(仙境), 단종의 애사가 서린 곳

1. 어라연 근처의 동강에는 물반 고기반이라서 어라연이라는 설

2. 어라사라는 절이 있어서 어라연이라는 설

3. 어라연에는 유명한 상선암, 하선암, 중선암, 두꺼비바위가 있는데 그중 상선암의 무수한 하얀이끼들에 물이 차면 고기비늘처럼 반짝여서 붙여졌다는 설

4. 단종 애사 설 : 세조에게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단종의 혼백이 영월 청령포를 떠나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던 중 어라연을 방문하게됨. 어라연의 뛰어난 비경에 빠져 다시 떠날수도 계속 있을 수도 없어 안절부절하는 측은한 단종의 혼백에게 어라연의 모든 물고기들이 일제히 물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눈물로 간청하며 이제 그만 이곳을 떠나시고 편히 쉬시라는 갸륵한 정성의 진언을 받아들임. 단종의 혼백은 그 길로 바로 태백산맥의 중추인 태백산으로 영면하셨다 함. 그후 단풍이 붉게 물드는 시월 하순 상강 때 쯤 되면 아무리 날이 맑아도 비가 한차례 내리며 단풍마차를 타고 어라연을 꼭 방문하시는 단종의 혼백은 물 속 백성들의 알현을 받으며 그들의 갸륵한 정성과 노고를 높이 치하하신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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