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푸껫 편
---이 글은 동남아 3개국을 30일간 여행하면서 슬리핑 버스나 택시를 장시간 타는 즐거운 고역의 시간에
또는 비행기를 총 8번 탔는데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에 쓴 에피소드 위주의 글로
지인들의 단체 카톡에 올렸던 것을 이제 조금 수정하여 다시 이 브런치에 올립니다.
평생을 다녔던 직장인데 올해부터는 세명 모두에게 <나오지 마!> 라 합니다.
그래서 동네 남아도는 아저씨 셋이서 의기투합하여 졸업여행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동남아 3개국
(베트남, 미얀마, 태국)을 30일간 자유여행을 했습니다.
저런 작은 보트를 탔는데 얼마나 작은지 겁도 나고 자세도 영 불편하고.... 일일투어에 포함되어 있으니 그냥 냉큼 올라탔지 두 번 탈 건 안되더라고요....
기나긴 여행이 이제 끝나갑니다.
태국 남부 절경의 끝판왕, 동양 3대 절경 중에 하나인 팡아만의 섬들 그리고 제임스 본드 섬, 푸껫섬 인근의 작은 3개 섬, 푸껫 시티투어를 마치고 오늘 밤 비행기로 귀국입니다.
직장생활 40년을 마치는 시점에
졸업여행으로 명명하자고 약속한 남자 셋, 동남아 3개국, 30일 자유여행은
이렇게 순조롭게 순수하게 무탈하게 다툼 없이 끝나 갑니다.
(정말, 한 번도 싸우지 않았습니다. 솔직히는 인레 호수가 있는 쉐낭에서 저녁식사 선택 때문에 약간 얼굴을 붉힌 적은 있습니다. 장기간 자유여행 중에는 볼거리보다는, 자는 것, 자는 것보다는, 더욱 중요한 게 먹거리라는 사실, 다시 한번 실감 있게 느낍니다.)
3개국, 13개 도시, 30일 동안 다닌 건, 이렇게 동네 남아도는 친구 셋이서 큰 사건사고, 다툼없이 다닌건
제 여행 이력에 큰 금자탑을 세운 거나 다름 아닙니다.
물론, 남인도 나홀로 40일 배낭여행 때는 내가 나 자신과 치고박고 치졸하게(여행이 한참 지나고 나니...)
싸우고, 뜬금없이 고독과 씨름하느라 때론 계획된 하루 일정을 접고 G/H에서만 보낸적도 있었습니다만...
아무튼, 이번 장기간의 자유여행에서 배려와 협력을 아낌없이 나누어 준 두 친구가 우선 많이 고맙습니다.
그리고 지인 여러분들!
여러분들의 단체 카톡에 이렇게 잘 쓰지도 못한 글 계속 읽어 주신점 감사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고맙습니다. 이 말을 하고 나니 떠오르는 많은 분들 덕분에...
그래서 그리하여, 이런 여행기가 탄생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진짜, 야외테이블에서 안주도 없이 맥주 한 병씩만 마시고....
한 달 장기여행의 마지막 도시라 공동경비도 간당간당하고....
피곤하기도 하고.... 셋이서 서로 감시? 통제? 의 눈치도 은근슬쩍 주고받고....
감정의 통제선은 존재 한다? 안한다?
여행의 끝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
인생이 뭐 별거입니까? 인생이 곧 여행이니까요...
알랑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지성과 무심한 듯한 매력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여행의 목적 뿐만이 아니라 여행의 방법도 가르쳐 주고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야 하는지 당위성에 대해 차분한 어조로 알려준다,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 여행의 감각을 일개워 주는 김영하만의 필체, 여행하는 인간, <호모 비아토르>, 여행을 통해서 삶을 이야기한다.
태국에서 가장 큰 섬이자 태국을 대표하는 휴양지 푸껫, 안다만 해에 위치한 섬으로 제주도처럼 독립된 자치행정구역을 이루고 있습니다.
푸껫은 19세기에 중국 상인들에 의해 개발되기 시작한 후 해상 교역 항구도시로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오늘날과 같이 유명 관광지로 바뀐 것은 불과 40여 년 전부터인, 1980년대부터였다 합니다.
이제는 매년 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태국의 3대 도시(방콕, 파타야, 푸껫)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비싼 물가 때문에 젊은이들 사이엔 선호되는 곳이 아닙니다.
에효! 멀 어떻게 영상을 찍었기에 음악이 안 나오냐고요!! 배경음악이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었는데...
허니문 커플이나 북유럽의 장기 여행자들에게는 그나마 인기가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태국에 와서 푸껫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뭔가 중요한 한 가지를 빼먹은 그런 기분이랄까? 그래서 이번 일정에 넣었는데... 별로라는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원래 처음 계획은 만달레이에서 비행기를 타고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한 후 버스나 택시를 타고 파타야를 갈 계획이었으나 H라는 친구가 작년에 갔다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급히 푸껫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방콕 근처의 작은 도시(아유타야, 촌부리, 사문 프라칸, 롭부리 정도)에서 지내다
인천으로 들어가는 게 더 태국을 인상 깊게 여행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행이 끝나고 나면 잘한 부분도 있고 후회되는 부분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니까 자유롭게 계획한 여행이지요.
이 세상에 완벽한 여행은 애초에 없습니다.
푸껫의 3개 섬(카이 나이, 카이 녹, 카이 누이 섬)을 일일투어를
떠나기 전 또 강아지 한 마리가 백사장에서 편안한 모드로 취침 포스를 취하고 있기에 한 장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