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도바다 Mar 31. 2019

동네 남는 아저씨 셋, 동남아 3개국, 30일 자유여행

---내 여행 이력에 금자탑을 하나 세우다.

에피소드를 마치며

---이 글은 동남아 3개국을 30일간 여행하면서 슬리핑 버스나 택시를 장시간 타는 즐거운 고역의 시간에 

또는 비행기를 총 8번 탔는데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에 쓴 에피소드 위주의 글로 

지인들의 단체 카톡에 올렸던 것을  이제 조금 수정하여 다시 이 브런치에 올립니다.

평생을 다녔던 직장인데 올해부터는 세명 모두에게 <나오지 마!> 라 합니다. 

그래서 동네 남아도는 아저씨 셋이서 의기투합하여 졸업여행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동남아 3개국

(베트남, 미얀마, 태국)을 30일간 자유여행을 했습니다.

동네 남아도는 아저씨 셋, 동남아 3개국, 30일 동안 자유 여행한 루트는 이렇습니다.

인천공항 출발---> <항공이동>--->베트남 다낭,호이안,훼(후에),다낭---> <항공>--->   달랏--->무이네--->호찌민,미토,호찌민---> <항공>--->태국 방콕---> <항공>--->미얀마 만달레이--->바간--->인레호수--->만달레이---> <항공>--->방콕 수완나폼 공항 경유---> <항공>--->태국 푸껫---> <항공>--->방콕  수완나폼 공항 경유---> <항공>--->인천공항 도착 


내 여행 이력에 작은 금자탑 하나를 세운 것이지만....

---여행 고수가 되려면 아직 많이 부족하다!

     

1. 여행 캐리어, 백팩 무게가 출국 때와 귀국 때가 비슷하다.

한 번도 안 입었거나 사용 안 한 것들이 너무 많았다.

가볍게 한없이 가볍게 다닐 수는 없단 말인가?

뭘 그렇게 많이 싸가지고 간 건지 집에 도착해서 분석해 볼 일이다.

인생을 습관적으로 살아서 그런가? 욕심을 부려서 그런가?

내려놓을 때와 버려야 할 것들 투성인데..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행복이 생각났다.

마음 쓰기 나름인데.... 필요하면 방문한 나라에서 사면될 것들이 많았다

딱 하나 버리고 왔다. 20년 된 아식스 샌들...     

2. 한 달간, 긴 여행이라고 넉넉할 줄 알고 짠 나라별, 도시별 이동은 낙제점이다.

나라에서 나라 이동은 비행기로 가는 게 맞다.  

그리고 도시별 이동, 특히 미얀마에서 도시와 도시 이동도 되도록 비행기를 타야 했다. 

미얀마에서 도시 간 이동은 너무 혹독했다. 그러나 비행기를 타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었으니...

아주 작은 소형 프로펠러 비행기라 많이 위험하다, 예상보다 비행기 삯이 너무 비싸다.

(만달레이---> 바간  1인당 70달러, 바간---> 인레호수 75달러, 인레호수---> 만달레이 80달러)

버스나 택시 등 길거리나 공항에서 버린 시간이 1/5쯤 되어 약 6일은 아깝게 버린 것 같다.

또 한도시에서 최소 3박 4일은 숙박을 해야 여유롭게 투어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방콕 등 몇 개 도시에서는 2박 3일은 당일, 오후 늦게 도착해서 이틀 후 오후 출발이어서

만 하루가 확보되어 하루 만에 핵심 볼거리를 바삐 둘러보아야 하는 오류를 범했다.

특히 미얀마의 세 개 도시 이동은 거의 녹초를 만드는 열악한 도로, 

교통인프라 때문에 초주검?으로 만들어 놓았고 도시별 이동에 거의 하루가 소비되었다.

호텔과 G/H는 가성비나 가심비는 그런대로 좋았으나 심한 코골이 때문에 

패밀리룸 쓰리베드룸은 고려해보아야 했다. 패밀리 룸도 칸막이가 있는 구조면 가능했지만...

물론 각 도시마다 여행 동선 짜기가 손쉬운 여행자 거리 인근에서는 셋이서 한방에 자는 패밀리룸이 없어서 작은 룸이지만 룸 세 개를 얻기도 하였다.  (호찌민, 방콕, 푸껫에서는 개별 룸에서 잤다.)     

3. 도시별 핵심 관광지에 너무 집착해서 여유가 없었으며 경비도 목표액보다 더 쓴 거 같다. 

지난해 여행 강의를 할 때는 우리처럼 영시니어(55세~70세)들은

어느 도시에 볼거리 열개가 있으면 다섯 개만 둘러보며 여유롭게 여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사람이었지만 셋이서 다니니 이게 내 맘대로 안되었다.

세 개 나라 중 베트남은 나,  미얀마는 D, 태국은 H 가 책임지는 조건을 강조한 

여행 리더의 말을 번복할 수 없었던 것도 이유라면 이유일 것이다. 

처음에는 300을 목표로 추진했었는데 스케줄 변경과 일일투어를 많이 해고 

가끔 조금 고급진 음식(한식을 포함... 외국에서는 한식이 의외로 비쌈.)으로 저녁을 먹어서 약간 초과되었다.

<얼마나 썼는지 정확한 여행경비를 아시고 싶으면 백 원만 송금하시면 알콰드리겠습니다.>    

4. 아뿔싸! 식성 때문에, 음식 선택 문제로 딱 한 번이지만 트러블이 생길 줄이야...

D 친구는 고기 종류를 싫어했다. 시푸드나 피시 종류를 선택했다.

인레호수 쉐낭이였던가? 호텔 앞에 인디언 푸드에 가자고 나와 H가 마음을 맞추었는데 D가 싫다는 거다.

이날 결국 치사하게도 먹는 문제 때문에 말싸움을 조금 했다.

결국 한인 레스토랑을 겨우 찾아서 삼겹살에 김치찌개, 소주를 한잔 하면서 화해를 하였지만...

그래도 괘안타 친구니까, 금방 풀어졌다...

절친이니까... 맺히는 것도 잠깐, 풀어지는 것도 잠깐이었다...     

5. 선물, 기념품 구입 문제는 자유로운 의사에 맡기기로 했지만.... 

D와 H는 방문한 도시마다 조금씩이라도 계속 사는 것이다.

귀국하면 일주일도 안되어 창고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고 은근히 제지를 해보았지만

이건 나의 여행 리딩과는 별개인가? 쇼핑도 여행이고 추억이니까?

뚝뚝이 기사나 택시기사가 접근하는 장사치와 저희들끼리 쑥떡 거리며 

친구라며 소개해준 보증되지 않은 보석류를 살 때는 

정말 한마디 했지만 소용없었다. 지금 잘 쓰고 있는지 궁금하다. 

6. 조식을 안주는 호텔이나 G/H가 10일이었는데 나름 잘해 먹었다.

여행 떠나기 전 카톡을 통해 여행준비물, 먹거리 등, 가져 갈 것들을 

조정과 협의를 여러차례 해서 그런지  아주 넉넉했다.

컵라면, 봉지라면, 멸치볶음, 건조국거리, 돌김, 햇반, 김치, 밥에 뿌려 먹는 해산물, 번데기,  팩소주, 햄 등.....

주로 D와 H는 아침 조리를 담당했고 나는 설거지를 했다.

호찌민에서 삼겹살과 부대찌개, 인레와 만달레이에서 한인 레스토랑 등을 수시로 다녀서

유구한 역사성을 지닌 한국민의 식성을 고스란히 잘 유지하며 다녔다. 

때로는 곤혹스럽게 각인된 입맛이라는 핸디캡,  해외여행 시는 잠시 망각이 되면 안되겠니?...     

7. 거의 한 달 동안 다녔지만 아프거나 다치지 않아 정말 다행이었다.

여행 일주일 만에 달랏에서 나는 감기 기운이 있어 G/H에서 쉬고 둘이 나이트마켓 다녀왔고

바간에서 선크림을 발랐는데 땀이 나서 눈에 들어가 눈병으로 한 3일 고생했으며

H는 푸껫에서 경미한 식중독으로 호텔에서 쉬고 D와 나는 시티투어를 했다

잠깐이라도 안 안 팠던 친구는 D 뿐이었다.

셋이서 이 정도였으면 매우 훌륭하고 씩씩한 모습이었으며 아직 많이 건강하다는 증거를 보여 준 거였다.     

8. 공동경비 지출도 나라별로 쓰게 했으면....

셋이서 한 나라씩 책임지기로 했으니 공동경비도 나누어 쓰게 했어야 자유여행의 묘미를 더 실감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들기는 했다.     

9. 자유여행은 사전에 얼마나 연구하고 공부했느냐가 여행 성패의 열쇠라는 사실, 다시 엄중하게 느낀다.

거의 다섯 달 전에 방문 나라와 도시, 도시별 주요 관광지, 나라별 환율과 물가 등을 일정표 10페이지에 

자세히 수록해서 두 친구에게 전달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공부나 연구를 1도 안 한 것이다.

(하긴 이때만 해도 두 친구는 근무를 하는 시기였으니 이해는 조금 되지만...)

여행 리더로서 공들인 시간과 노력이 아깝기는 했지만 두 친구는 나만 믿는다! 하며 원만하게 잘 다녔다.

그런데 자유여행을 시작한 지 한 20일 정도 지나니

이 두 친구 자신감이 많이 생겼는지 여행 일정 진행에 거침없고 더욱 활동적이 된다.

두 친구에게는 이런 것들도  앞으로 인생여행에 있어 큰 힘이 돼 리나 생각하니 뿌듯하다.     

푸껫 빅 부다 광장에서 내려다본 푸껫 전경

10. 사진 찍는 문제이다.

D는 사진에 별로 흥미를 못 느끼는 눈치

H는 열심히 찍는데 5년 된 스마트폰이라 광각렌즈도 잘 안되고 해상도도 흐려 불만 투성이

나는 캐논 dslr과 최신 스마트폰으로 많이 찍는다.

그러나 나도 과거보다는 사진에 목숨 걸지 않기로 해서 그럭저럭 적게 찍으려고 했다.

그러나 이젠 dslr카메라가 많이 무겁게 느껴지니 슬프다? 

다음 여행에는 무거운 디지털카메라는 가져가지 말까? 

아냐! 그래도 한동안 사진에 미쳤던 나인데 그럴 순 없지...        

11. 술은 셋다 아주 즐기는 애주가라서 딱 맞았는데...

D는 비흡연 가라 멀찍이 기다리거나, 짐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며 다녔다.  

조금은 아니 어떤 때는 많이 미안하기도 하였다.

동남아는 식당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곳이 많으니 주위의 눈치도 안 듣고 마눌님? 잔소리 안 듣고 

담배 마구 피우는 애연가의 천국? 그랬다. 그래서 그런지 담배를 마니도 피웠다. 30일에 약 35갑!     

12. 동네 남아도는 아저씨, 셋이서 떠난 동남아 3개국, 30일 자유여행....

직장생활 40여 년을 마무리하며,  그래서 직장인들도 직장을 졸업할 때는 졸업여행을 가야지 하면서, 

길거리에서 만나는 한국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며 당당하자고 약속했던 우리들,  

친구 셋이서, 졸업여행은 이렇게 제1장의 막을 내리고 내년을 기약하며

여러 편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썼던 글은 이렇게 끝맺을까 한다.

아침에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지하식당에서 육개장에 소주 한잔으로 해단식을 마치고

원주 가는 공항버스 속에서 이렇게 긴 글을 쓴다.

여러 편의 에피소드 형식의 긴 글, 

흔들리는 버스 속에서, 공항에서 대기 시간 중에 써서 그런지 두서도 없고,

잘 쓰지 못한 글 끝까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다. 

지인 여러분! 정말 많이 감사드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동네 남는 아저씨 셋, 동남아 3개국, 30일 자유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