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비엥 편. 처음에는 국내여행으로 강화도를 2박 3일 가자고 했었다.
이번 라오스 여행은 5박 7일 짧은 일정이어서 A4 일정표에 여백이 많아 라오스 언어 중 몇 개 적어 넣었는데
1. 싸바이 디?--안녕하세요? 2. 감사합니다.--컵 짜이 3. 만나서 반갑습니다.--디 짜이 티 후 깝 짜오.
4. 실례합니다.--커 톳 5. 괜찮습니다.--비어 뺀 냥 6.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짜오 쓰양?
7. 내 이름은 000입니다.--커이 쓰 000 8.나는 한국사람입니다.--커이 뺀 까올리
9.이건 얼마입니까?--니 타오 다이 10. 너무 비쌉니다.--팽 폿 11.깍아 줄 수 있나요?--커 롯 다이 비어?
12.배고프다.--히우 카우 13. 목마르다.--히우 남......등
이 중에서 여러 번 썼던 라오스 언어는 당연히 <싸바이 디?>, 그다음은 <컵 짜이> 두 단어 외에는 별로...
왕위앙(방비엥)의 아름다움이 알려지면서 해마다 여행자들이 증가해 지금은 여행자의 천국으로 변해버려 순수 자연의 신비로움이 점점 사라져 문제다.
라오스가 tvn의 <꽃보다 청춘>으로 유명해지기 전에는 직항도 없었다고 한다.
6~7년 전에 방문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마치 한국에 있는 것처럼 한국어 간판이 쭈욱 걸려있다.
편리해서 좋다? 외국에 나갔는데 한국 같다? 이럴려면 5시간 반 동안 비행기 타고 왜 갔니?
쏭강(Nam Song)을 끼고 우리나라로 치면 면 단위 정도의 마을이 자리 잡고 있으며
강 건너에는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의 낮은 산봉우리가 겹겹이 이어져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중국의 계림에 비유하여 방비엥의 풍경을 <소계림>으로 불리곤 한다.
작은 도시가 관광 산업에 무작정 노출되었을 때 겪는 현지 문화 파괴 현상을 방비엥도 고스란히 따라가고 있는 중이다. 자연 풍광만 남고 스토리가 없는, 힐링이나 치유를 제공해야 하는 현지인이 떠날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현실, 주인이 떠난 자리에 외국인이 그 자리를 몽땅 차지했을 때 일어나는 심각한 상업주의적 사치와 향락으로 치닫는 여행지의 몰락....,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방비엥으로 바뀌고 말 것이라는 슬픈 예감이 들었다.
방비엥의 최대 볼거리는 사방 천지에 널브러진, 때 묻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이다.
불루라군을 다녀왔다.
이번 라오스 방비엥 방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은 짚라인을 탄 것이다.
방비엥은 액티비티의 천국이다.
젊은이의 대명사로 불리는 액티비티지만 우리는 60세 팔팔한 청춘이니까!
여러가지 액티비티 중에 선호도가 높고 대표적인 짚라인을 선택한 것은 정말 잘한 것이다.
1인당 11만 낍(한화 15,000원 정도)으로 반나절 동안 멋진 퍼포먼스였다.
오후 2시에는 또 미니버스를 타고 루앙푸라방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액티비티의 종류는 대충 이렇다. 송강에서 튜브레프팅, 카약킹, 동굴 탐험, 소수민족 마을 방문하기, 짚라인 등
tvn <꽃보다 청춘> 촬영 때 나영석 PD와 스텝들이 3일간 식사했던 <까오삐약>을 들어서니 역시나 죄다 한국인이었다. 여기는 라오스 방비엥이 아니라 강이 있어 액티비티의 천국으로 변한 강원도 춘천의 강촌이나 다름 아니었다. 80% 정도가 한국 사람들이었다.
참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게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마르셀 프루스트
여행은 도시와 시간을 이어주는 일이다. 그러나 내게 가장 아름답고 철학적인 여행은
그렇게 머무는 사이 틈, 그 틈새이다. -- 폴 발레리
어쩌면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도착’이 아니라 ‘과정’인지 모른다.
비가 오면 술이 고프다는 그대!
여기 방비엥도 지금 비가 와...
우기의 스콜이라서 그런지 비바람이 휘몰아치면서 한 시간 정도 우당탕 내려!
이 런 빗속에서는 소맥을 마셔야 제격이지.
우리나라 장맛비처럼 슬금슬금 내리는 빗속에는
감자전이나 파전 하나에 큰 잔으로 콸콸 따라서 마시는 막걸리가 아주 금상첨화 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