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엥티안 편, 처음에는 국내여행으로 강화도를 2박 3일 가자고 했다.
<동네 남아도는 아저씨>라는 제목의 여행기 탄생 배경은 이렇다.
2019.1.4부터~한 달간 동남아 3개국(베트남, 미얀마, 태국)을 친구 셋이서 자유여행을 했다.
친구 셋은 올해부터 40여 년을 묵묵히 성실하게 다닌 직장에서 <더 이상 나오지 마!>라고 했다.
이 인사발령에 머리는 상쾌하고 깔끔하고 시원했지만 가슴은 저릿저릿할 정도로 섭섭한 마음에
의기투합해서 장기간 여행을 떠나자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동남아 3개국, 30일 자유여행>을 은퇴자의 신분으로 성공적으로 마친 것이다.
H라는 친구는 유머러스하고 매사가 긍정적이고 화끈하다.
D라는 친구는 신중하고 후덕하며 착하고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H라는 친구가 <동 남 아> 첫 글자를 이렇게 풀이한 것이다. <동네 남아도는 아저씨>라고...
여행기의 제목으로 재미있고 재치 있어 보여 지난 1월 동남아 3개국, 30일 자유여행 때,
<동네 남아도는 아저씨 셋, 동남아 3개국, 30일 자유여행>이라는 제목의 여행기 총 10편을 써서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다. 특히 제9편 태국 푸껫 편은 이틀 만에 조회 수 만 명을 돌파한 적이 있다.
그래서 우리 셋이 여행을 떠나면 무조건 <동네 남아도는 아저씨 셋, 000 여행>이라는 제목을 붙이자고 했다.
국내여행이든, 해외여행이든지 셋이서 떠나면 모두
<동네 남아도는 아저씨^*^ 시리즈>의 여행기가 탄생하는 것이다.
내년 4~5월에는 한국인들에게 덜 알려져 잘 가지 않지만 환상적인 북유럽, 최근 인기 절정인 곳, 러시아 모스크바를 트랜스퍼로 4~5일 관광한 후, 발틱 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탈린) 20일, 상트페테르부르크 5일, 대략 한 달 정도를 여행하자고 잠정적으로 동의했고 약 6개월 전인 올해 11월 말이나 12월 중 숙소와 비행기 티켓팅을 마치고 자유여행 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좋은 시절이라는 핑계로(올해부터 동네 남아도는 아저씨가 됨) 여행을 계속했다.
같은 비행기와 미니버스와 뚝뚝이를 고통스럽지만 즐겁게 같이 탔고
현지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가져온 소주와 비어라오를 나누어 마셨다.
메콩강변의 빅트리가 있는 카페에서 그윽한 저녁놀과 신비스러운 기운을 같이 마셔서
그런지 술값이 많이 들었다.
해외여행은 언어소통이 항상 문제다. 그러나 이 또한 괜찮다. 우리에겐 최강의 언어 바디랭귀지가 있지 않은가!
어느 나라를 가도 진심을 담아 몸짓 언어로 말을 걸면 거의 100% 고개를 끄덕이며, <노 프라블럼! 돈워리!>로 응답하니 우리 모두는 지구촌 사람들이 맞다.
새롭고 생소한 낯선 나라와 풍경에 놀라 사진을 수 없이 찍었다.
(사실 나는 라오스를 이번까지 세 번 여행하는 것이다.)
같이 다녔다는 인증을 남기기 위해 단체 사진도 여러 방 찍었다.
오래도록 직장에 손발, 마음까지 매여 있어서 그런지 처음에는 부자연스럽고 따스하지 못했고
마음의 밭에는 모래바람이 쿨럭쿨럭 불었다.
그러나 여행을 거듭할수록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각별한 감정이 솟구쳤다.
매일 저녁 만찬과 더불어 작게 또는 얼큰 이상으로 술을 마시며 많이 떠들고 일 년 치 웃음을 한꺼번에 터트리며
새삼스럽게 서로의 얼굴을 오래오래 바라보았다.
때로는 심지어 돌아가기 싫었던 것이다.
<이대로 여기서 살아버릴까?>
누가 먼저 꺼낸 말인지는 몰라도 순전히 술김에 한 말이지만 지금도 풋풋하고 아름답다.
아침에 깨어나서는 하나도 기억 못 할 말들이 메콩강을 몇 번은 건너며 허우적거렸다.
여행의 기억을 전부 복원할 수는 없지만 여운은 오래도록 달콤한 꿈이기도 했다.
그래, 삶이란 다 그런 것일 거다.
이런 여행이 곧 삶이다. 아니 저런 삶은 애초 여행이었다.
혼자서는 도저히 불가능했을 새로운 경험, 여행, 삶,
그리하여 친근하고도 고맙고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그 절실하고 끈끈한 우정!
친구라서 아니, 절친이어서 가능한....
우리 3인방도 <아뉴봉> 왕처럼 똑같은 포스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데
웃기는 왜 웃냐고!
진지하고 비장한 표정을 지어야지......
이 사람들아....
스마트 폰으로 찍었는데 어쩌면 구름이 이렇게 예술일까? 열대 지방의 구름이 차~암 멋지고 한 작품하고 있다.
재직 중에 호주 뉴질랜드 연수 출장 중에 찍은 구름도 너무 멋있어서 외장하드에 별도로 보관 중인데 여기서 두 컷 만 공개한다.
살면서 모든 것을 털어놓아도 좋을 사람이 한 두 명은 있어야 살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을 정하고 살아야 한다.
그 사람은 살면서, 또는 살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만나지기도 한다.
살아온 분량이 어느 정도 차올라 목이 간질간질할 때면 그걸 탈탈 털어서 꺼내 누군가에 보여주어야 한다.
듣건 듣지 못하건 무슨 말인지 알아듣건 알아듣지 못하건, 그저 있는 그대로
전부를 꺼내 보여 주어야 칼칼했던 목이 시원해지고 매스꺼웠던 속이 편해진다.
그런 모습이 우리처럼 은퇴한 영시니어에게 진짜 필요한 덕목이고 건강하게 사는 방법일 것이다.
무조건으로 다 털어놓을 사람, 그 사람....(이병률 여행 산문---내 옆에 있는 사람 중 일부 변형)
사람은 태어나서 평생 16만 킬로미터를 걷는다고 한다.
그 길이가 무려 지구 세 바퀴, 16만 킬로미터보다 더 넓은 가슴을 가진 세 사람의 사이가
넉넉하고 푸근했고 원만해서 라오스 여행은 이번이 세 번 째지만 많이 좋았다.
술을 마시는 건 순전히 사람이 좋아서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사람보다 더 믿을 수 있는 건 술이라는 생각이다.
술은 착하며 솔직하다. 확실히 인간보다 그렇다.
술만큼 인간적인 물질도, 술만큼 인간을 더 인간적이게 하는 화학도 없다.
혼자서는 마시지 못하는 술 습관을 힘들게 고쳐, 혼자 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혼자 술을 마시는 작업은 자신의 온갖 색깔을 지우는 일이기도 하다.
너무 많은 색깔을 가지고 있어서 머리가 시끄럽고 가슴이 자꾸 울렁거렸으므로....
(이병률 여행 산문--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사실 지난 1월에 동남아 3개국을 30일 여행하고 난 후 내년에 해외여행을 가기 전에는 국내여행을 두 달에 한 번씩은 하자고 약속했었다.
우리나라도 기막히게 좋은 곳이 많은데 특히 남해안의 섬 투어! 고교시절에 수학여행 갔던 경주! 제주 올레길! 부산의 해안 길! 서해안의 환상적인 일몰! 7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는 아련한 동해안의 절경! 서울의 성곽길! 유명 사찰순례! 오래된 성당 순례 등등........
<동네 남아도는 아저씨>가 된 올해부터 참 좋은 기회고 멋진 제안이라고 모두 그렇게 감동으로 동감했다.
그러나 갑자기 라오스를 여행하게 된 것은 3인방 단톡에 올린 D의 카톡 때문이었다.
(이렇게 라오스를 멋지게 다녀온 후 누구 때문이라고 따지는 것은 3인방으로서는 말도 안 되는 부분이지만....)
3박 5일 동안 라오스를 재밌게 즐기는데 단돈 30만 원이면 오케이!라는, 그게 가능하다는 라오스 여행기를 캡처해서 올린 게 이번 라오스 여행의 단초가 되었다.
자유여행을 많이 기획해서 다녀봤던 나는 즉시
<D군! 아무리 저가 비행기를 타고 가도 그 배나, 1.5배는 들어갈 거야!>하며
반박 카톡을 보냈고 이런저런 의견과 여행정보를 카톡에 올리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 라오스 한 번 가볼까?>
<그럴까?>
<그래?>, <어라!>, <에효!>
<그러자! 가삐자!>
<와우! 역시 3인방이네... 그려! 가자 가!>
그리하여 7.6~7.12까지 <5박 7일>의 라오스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단 열흘 만에 인천--라오스 왕복 비행기,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루앙프라방--->비엥티앙 국내선(라오 스카이웨이)을 티켓팅하고 지난 1월 동남아 3개국 (베트남, 미얀마, 태국) 자유여행 때 심각한 코골이를 경험한 3인방은 저렴한 호텔을 도시별로 3실씩 부킹 하고...
위앙짠(비엥티안), 왕위앙(방비엥), 루앙푸라방 세 도시의 여행 동선을 유튜브나 책자를 통해 구상하며 특히 절대 많이 다니지 말고 핵심만 보자, 그리고 잘 먹자, 천천하 걷자 등 여유롭고 힐링 위주의 여행 스케줄을 짜고....
누구나 그렇겠지만 여행은 언제나 준비하는 시간이 오히려 여행할 때보다 더 즐겁다. 기대, 설렘 같은 거...
이번처럼 번개로 시작된 여행은 준비기간이 짧아 많이 아쉽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그 나라를 알고 배우는 재미, 여행의 전체 맥락을 짚어가는 재미, 여행의 흥이 점점 고조되어가는 흥분 같은 즐거움은 직접 자유여행을 기획해본 사람이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으리라.
맛있고 즐겁고 아까운 것은 천천히, 아주 느긋하게 꺼내보기도 하고 살짝 간을 보기도 하고 볼까 말까 하면서
만지작거리며 놀이로 즐겨야 하는데....
라오스 왕복 항공권에 대하여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다.
7.6(토)~7.12(금)까지 5박 7일 왕복 항공을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으로 티켓팅 했다.
물론 스카이스케너를 통해 최저가, 시간대별 등 여러 가지를 비교하고 결정한 것인데...
247,100원 ! 와 싸다! 오케이! 했다.
아무리 비수기라 해도 이 정도면 나름 저렴하다 생각하고 티켓팅 했는데
수화물 규정을 꼼꼼하게 체크 못한 나의 잘못이 크다.
10kg 이내 기내용 하나만 허용된다는 것이었다.
부치는 수화물은 15kg 정도까지는 케리어 한 개 당 85,000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니...
용감무쌍한 3인방은 팩소주에 컵라면 김치 통조림 등 먹을 것을 잔뜩 24인치 케리어에 담아 왔으니...
지난 1월 동남아 30일 자유여행의 그 짜릿한 경험으로 이것저것 많이도 챙겨 왔구나!
결국 케리어 두 개는 부치고(17만 원 추가로 지불... 에효~) 한 개만 기내에 들고 탔다.
또한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인천 올 때는 케리어 하나만 부쳤다.
가지고 간 것 중 남은 거는 라오스에서 가이드를 자처했던 미시 LEE에게 다 주었다.
결론적으로 저가항공의 얄미운 상술, 얄팍한 꾐에 넘어간 것이 쪼매 분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은 혹시 저가 항공권을 사실 때는 수화물 규정 등을 꼭 체크하시기를....
247,100원+85,000원=332,100원! 제 값 다 주고 저가항공인 제주항공을 탔으니....
보딩패스를 받으며 다신 저가항공은 안 탄다~ 씨벌씨벌~~ 했던 기분 나쁜 기억으로 여행을 시작했으나
우리가 누군가?
용감하고 거침없는 동네 남아도는 아저씨 3인방이 아닌가!
이 기억은 금방 잊고 번개로 시작된 이번 라오스 여행을 기분 좋게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