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낚시

--물고기가 이명(耳鳴)처럼 전해준 한마디

by 백도바다

밤낚시


산과 강은 사랑하는 사이


땅거미가 깔리기 전에 도착해야한다

좋은 낚시터를 잡기 위함이 아니라

낮과 밤, 강의 두 얼굴을 비교하고 싶었다

낮 동안 산은 강물에 자신의 얼굴을 끊임없이

비추며 색조 화장을 했는지 단풍 붉다

밤이 되면 산은 슬그머니 사람들이

구획한 경계를 지우며 강의 품에 안긴다

아무리 어둔 밤이라도 산 그림자가

강물에 어른거리는 것은 산과 강이

연인처럼 서로 깊이 사랑하기 때문이다

강의 소원은 산을 업고 먼 길을 세월처럼

흘러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행복하게 사는 일


잠자리에 드는 산새

벌레소리도 어둠처럼 깊은 잠에 빠지고

강은 산그늘을 덮고 포근하게 내일을 꿈꾼다


별과 달이 마중 나온 강에서 하늘을 낚는다

낚시꾼과 물고기가 나누는 대화는 물비늘처럼 반짝이고

물고기가 어둔 강 속에서 이명(耳鳴)처럼 전해준 한마디

<강의 품속에서 잠든 산이 물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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