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도바다 Oct 27. 2016

중국 서안, 슬픈 병사와 말을 보았다.

--그들은 살아 있었다

갑자기 시안으로 가자 했다. 나는 왜 하필 중국 시안이냐고 물었다.
10여 년 전에 갔다 왔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직장인이 4~5일 쉽게 갔다 올 수 있는 곳이 중국이나 동남아라고 그는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렇게 서안으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몇 개월을 잊고 지냈다. 추석 2주 전 수요일 여권과 계약금을 보내라는 짤막한 문자를 받았다. 이 친목모임의 첫 해외 나들이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중국 서안 여행은 화청지에서 진시황과 양귀비의 사랑을 읽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 다음은 백거이의 시 <장한가>

를 주제로 만든 장대하고 엄숙한 가무쇼를 보아야 한다.


長恨歌 장한가--白居易 백거이--장편 서사시 칠언 비율 120구 840자

     

漢皇重色思傾國, 황제는 색을 좋아해 미인을 생각하고

御宇多年求不得。 재위 동안 여러 해 구했지만 구하지 못했네

楊家有女初長成, 양씨 집에 한 처녀 커가자

養在深閨人未識。 집안 깊숙이 두고 키워 사람들 알지 못했네

天生麗質難自棄, 하늘이 내린 미모 마음대로 버릴 수 없어

一朝選在君王側。 하루아침에 선택되어 군왕의 옆에 있게 되었네

回眸一笑百媚生, 눈동자를 돌리며 한번 웃으면 백가지 교태가 생겨

六宮粉黛無顏色。 후궁의 미녀들은 낯빛이 무색해졌네

春寒賜浴華清池, 봄추위에 화청지에 목욕하게 하자

溫泉水滑洗凝脂。 온천수 매끄러운데 하얀 살결 씻었네

侍兒扶起嬌無力, 시동이 부축해 일으키자 힘없이 교태를 보이고

始是新承恩澤時。 이때가 바로 처음으로 은택을 입을 때였다.

雲鬢花顏金步搖, 둥근 귀밑머리 꽃 같은 얼굴 금 머리장식

芙蓉帳暖度春宵。 연꽃 장막이 따뜻하니 봄밤의 일이 헤아려지네

春宵苦短日高起, 밤의 정사 힘들어 짧은 해 높아서야 일어나고

從此君王不早朝。 이후로 군왕은 조회에 일찍 나오지 않네

承歡侍宴無閑暇, 기분 맞춰 연회에서 모시니 한가한 틈이 없어

春從春游夜專夜。 봄에는 봄나들이 밤에는 밤일

後宮佳麗三千人, 아름다운 후궁 삼천 명 있었지만

三千寵愛在一身,  삼천궁녀는 양귀비 하나에 이르지 못하네

.
.

.




장한가는 806년 백거이가 당나라의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묘사한 장편 서사시이다. 여산 온천의 화창 궁은 당 현종이 양귀비에게 지어 준 성당 시대의 역사의 현장으로 이곳에서 <장한가>가 매일 공연(오후 8시 10분, 9시 10분, 두 차례)되는데 화청궁의 이 공연은 2008년부터 더욱 발전하여 여산과 화청지 전체를 무대로 하여 대규모의 기획과 중국식 OPERA극 공연으로 그 스케일면에서 세계 최대의 무대로 출연배우만 3,000여 명이며 수많은 관광객과 중국인에게 극찬을 받는 공연인 것이다.    

 장한가는 역사를 거슬러 중국의 수많은 스토리텔링의 사연들 가운데 절대권력을 장악하고 태평성대를 구가했던 당나라의 현종과 경국지색인 양귀비와의 비극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의 사연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공연된다. 첫 부분은 현종의 총애를 받는 양귀비와의 애틋한 사랑을 모토로 펼쳐지는 사랑이야기,

두 번째 부분은 양귀비가 20대에 40대의 안녹산을 수양아들로 삼고 측근에 두었고 현종은 높은 지위에 앉혔으며 양귀비의 6촌 오빠인 건달 양국충을 정승으로 삼았으니 두 사람 간의 세력 싸움으로 안녹산이 안사의 난을 일으켜 현종과 양귀비는 피난길에 나선 지 이틀 날 장안에서 100여 리 떨어진  산시 성의 마 외역에 도착했을 때 양귀비에 빠져 나라가 망해 도탄에 빠진 성난 백성과 현종을 호위하던 병사들까지 양귀비 일족을 처단할 것을 요구하자 동행했다.

황태자 이형은 여러 대신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간신 양국충을 죽이고 양귀비는 비단으로 목졸라 처형했다. 

결국 현종은 자기와 나라의 운명과 양귀비의 사랑 사이에서 선택을 했고 현종의 뜻을 안 고력사가 안사의 난의 피난길에서 양귀비 일족을 전부 제거하게 만들었다

 세 번 째 부분으로 양귀비가 현종의 총애를 받던 시절, 양귀비를 잃고 애통해하는 현종의 생활상, 죽어서 선녀가 된 양귀비를 방사가 만나는 장면 등 사후세계까지 펼쳐진다. 
      

<君王掩面救不得, 황제는 차마 보지 못하고 얼굴을 가릴 뿐 양귀비를 구해주지 못하고

回看血淚相和流。 뒤돌아보는 황제의 눈에는 피눈물이 흐르네.>라고

세월이 흐른 후 시인 백거이는 <장한가>로 그때 현종의 슬픔을 묘사하였다.     

이 시는 당 현종 이융기와 양귀비의 못 잊을 사랑의 한을 읊은 장편 서사시로 칠언 비율 120구 840자로 되어있다. 

 
 

진흙으로 슬픈 듯 빚어진 병마용들은 진짜 살아 있었다. 나는 그들의 피 냄새를 맡았으며 땀내음을 코로 숨쉬었다. 그들과 악수를 나누고 싶었으나 세월이 나를 막는 바람에 용기를 낼 수 없었다 시안은 두 번.째, 만약 다시 간다면 기필코 그들과 눈을 마주치고 악수를 나누리라.



중국, 웬지 차이가 난다. 차이나....

五岳 중 으뜸인 화산에 올라 눈 아래 펼쳐진 평화를 들으면 완벽하게 중국 시안 여행은 끝나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냥 찍으면 화보가 되는 캐나다 로키의 비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