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인분의 장작더미에 디아 같은 불이 반짝였다.
50이 되기 전에 인도에 가리라 했지만 50이 되는 해 인도에 갔다.
뭄바이에서 바라나시로 가는 야간열차에서 50년 된 녹슨 고철처럼 아팠다.
어두운 바라나시 거리엔 여기저기 순례자 불이 지펴졌다
갠지스 강물엔 많은 사람들이 디아를 실어 보내고 있었다
저 무수한 별들과 짝을 맞추어 하염없이 반짝이게 만드는 절실한 소망들.
강가 화장터엔 한 주검이 장만한 나지막한 높이, 딱 1인분의 장작더미에
디아 같은 불이 반짝였다.
바라나시 갠지스 강에는 떨림은 없고 고독만 둥둥 흘렀다
외로운 날에는 뼈가 쑤시고 살은 떨린다.
내 몸의 내륙을 처음 돌아다녀 본 갠지스
나를 아는 사람들이 갠지스 강가에서 서성거리는
근원을 알 수 없는 고독 덩어리를 어떻게 기억할지 궁금하다.
삶과 죽음의 혼돈, 거미줄 같은 바자르의 좁은 골목에 늘어선 작은 가게, 순례자들, 성자, 거리 한 귀퉁이를 차지한 거지, 아이들, 타오르는 시체, 음식과 소똥 냄새, 그리고 모든 것을 수용하며 흐르는 갠지스
인도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 모든 이미지를 가진 도시 바라나시. 어떤 것이 가장 인도다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라나시를 보지 않았다면 아직 인도를 본 것이 아니고 바라나시를 보았다면 인도를 다 본 것. 인도에서 가장 인도다운 도시. 아! ~ 아! 바라나시!
그렇다.
젊은 날에는 늘 새벽 상류 쪽으로 가고 싶었지만
이제는 강물의 종착지인 바다와 만나는 그곳,
하류의 저녁 무렵이 많이 궁금해져서 차분해지는 것이다.
오래 묵은 상처 속에서 비로소 온전히 흐르게 하는 나의 갠지스여!
나의 어깨에 짐 지워진 삶의 무게가 부패해진데도 어찌 고통을 호소하겠는가
아픔으로 흐르는구나 갠지스!
인도에서 고통의 량을 달아본다
나의 상처여!
나의 고독이여!
비로소 50년 만에 만나는 나의 갠지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