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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도바다 Feb 16. 2017

19일간의 남인도 배낭여행기-Prologue-(1)

내 사랑을 여비로 만들어 당신에게 드립니다.

<평안한 여행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내 사랑을 여비로 만들어 당신에게 드립니다.

여행길엔 그 무엇보다도 사랑이 절실하게 필요할 테니까요.

우리 모두 서로에게 진정한 사랑을 나눠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그네끼리 서로서로 도움을 주고받기를 바랍니다.>  


시성 타고르의 이 시는 여행을 말하는가 인생을 말하는가?

왜 이토록 숙연하고도 따스한 마음이 드는 걸까?

다시 인도를 여행할 수 있을까?

얼마 후에 다시 시작하는 제2의 인생은 어떤 삶으로 여행을 마치게 될까?

만날 때 떠날 것을 염려하듯 떠날 때 다시 만날 것을 믿으며

나는 두 번째 인도를 다녀왔다.

몇 만의 신들의 나라, 혼돈과 카오스의 나라, 친절과 미소의 나라,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 사는 나라, 조금만 방심하면 카메라, 지갑 등 모든 걸 털리는 나라, 외국인에게는 몇 십배의 유적 입장료와 오토릭샤 값을 받는 나라,  카스트의 나라, 식민지를 겪은 나라, 평화와 자유의 나라, 빈민의 나라, 부자의 나라, 최첨단 IT의 나라, 볼리우드의 나라, 광활한 국토와 엄청난 인구의 나라, 힌두와 불교 등 종교의 나라.....,  

이처럼 인도는 보는 사람들의 생각과 각도에 따라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 Incredible(믿을 수 없는, 신비한) India 인 것이다. 인도에 관한 숱한 수식어와 영상들을 우리들은 그곳을 가보지 않고도 책을 통해, TV를 통해, SNS를 통해, 아니면 인도를 다녀온 사람들의 입을 통해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인도의 모습들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습득되고 각인된  한두 가지 단면, 그 땅에 사는 인도 사람들이 배제된 채 아름답고 좋은 모습만 재단한 것에 불과하다.

인도 여행 중 나는 이점에 착안하여 관광 위주의 유적이나 풍경보다는 인도 사람들이 사는 바자르(시장)나 동네, 골목길 같은 곳을 일부러 골라 다니면서  카메라 프레임을 통해 따스한 시각으로 그들을 재조명해보려고 많이 노력을 하였다.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산다.   

여행은 그곳에서 정착해 사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악수와 허그하고 그들이 웃어 주면 나는 미소와 동시에 손과 몸을 흔들며 답장을 보내는 것 이것이 인도를 여행하는 나의 방법이다.


인도에 대한 타자의 감상이 아니라 내속에 자리한 그들의 삶의 모습을 남기려고 무수히 돌아다녔다. 아름다운 인도 사람들과 그들의 그윽한 눈에 대해, 매혹적이고 슬픈 인도의 유적과 풍경에 대해, 그들의 삶에 대해, 그리하여 중첩되는 우리들의 삶과 비교에 대해, 그리고 어느 정도 나이 먹은 나의 이야기에 대해,

거짓말 같고 죽을 때까지 해독이 불가능한 인도에 대해....

지독한 소음과 매연, 무질서가 질서인 듯한 거리 풍광, 극빈의 무표정한 자태의 사람들, 지상의 모든 혼돈을 다 품고 있는듯한 인도의 저잣거리(바자르, 시장), 인도를 표현하는 방식이 여러 가지겠지만 내가 본 인도는 이렇게 여러 가지 수식을 쓰고 표현해도 부족하다. 2011년(북인도) 이후 5년 반만에  다시 찾은 인도는 참 건강하다.  인도 여행은 여행 당시는 고통스럽고 혼돈과 황당한 시간의 연속이지만 돌아와 보면 절절하게 그리워지는 것이다. 그들은 아주 잘 살고 있었다. 나는 두 번째 인도 여행에서 다시 확인한 셈이다. 다행이다.


2017.1.6.~1.24까지 19일간 남인도, 스리랑카를 이런 루트로 여행을 했다.

인천--> 홍콩, 태국 경유--> 콜롬보(2박)--> 골(갈레 1박)--> 콜롬보(1박)--> 첸나이(2박)--> 마말라뿌람--> 푸두 체리(1박)--> 첸나이(1박)--> 벵갈루루(1박)--> 함피(호스 펫 3박)--> 고아(3박)--> 뭄바이(1박)--> 태국, 대만 경유(비행기 1박)-->인천 

 









 





이번 남인도 여행루트는 모 여행사 인터넷사이트 지도(바로 위)를 보고 내 마음에 드는 도시만 골라 선택했다.



 
나는 그들의 눈에 집중하고 카메라를 누른다. 잘 살고 있는 인도 사람들의 더없이 깊고 그윽한 눈, 검고 아름다운 눈 때문에 나는 인도를 갔다. 앞서가는 사람들의 뒤통수나 보며 걸어가는 엄청난 사람의 홍수, 방치된 소와 개, 염소, 돼지들과 함께 오토릭샤에서 고급 외제 세단에 이르기까지 온갖 움직이는 모든 것이 하염없이 흐르고 흘러 모두 자기 목적지를 잘 찾아가는 인도의 그 카오스의 거리를 나는 사랑한다.

인도여행기의 시작(프롤로그)을 겨우 한 편 올렸다. 인도를 다녀온 지 벌써 20일이 넘었지만 인도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병에 걸려 쉽사리 현실 적응이 안 되었다. 직장이나 집에서도 인도에서처럼 멍~~ 때리기 일쑤, 다시 인도가 자꾸 생각나는 것은 왜 일까? 인도 여행을 갔다 온 사람은 두부류로 나뉜다고 하지 않는가? 더럽고 무질서하고 혼돈의 나라,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하는 부류의 사람과  인천공항에 내리자 마자 다시 인도를 여행할 꿈을 꾸며 쉽사리 정의 할 수 없는 마력과도 같은 자석에 이끌려 "아! 인도여!!! 다시 가야지..."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였다. 나는 후자에 해당됨을 다시 확인하는 셈이다.  

이번 인도 여행기는 일정별로 쓰는 것보다는 내 가슴에 아리고 그립고 깊게 각인된 몇 곳을 중심으로 쓸 계획이다. 스리랑카 콜롬보 한 편, 마말라뿌람-푸두 체리 한 편, 함피 한 편, 고아 한 편으로 끝을 낼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번 인도 여행에서 카메라 렌즈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쓸 만한 작품사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적은 탓이다. 정말 바보 같은 카메라 장비 선택이었다. 바디가 2개에 렌즈가 4개(10-22mm 광각, 17-50mm 표준, 18-200mm 여행용, 70-300mm 망원렌즈)인 사람이 달랑 일명 여행용 렌즈인 18-200mm만 장착해 갔으니...(바디는 하나를 가져가더라도 렌즈는 성능 좋고 고가인 표준렌즈 17-50mm를 포함해 2개 정도는 가져가야지...) 아이고! 스트레스 정말 많이 받았다.

렌즈가 털컥 바디와 이탈되고 , 백화로 나올 때는 빨리 한국에 가서 표준렌즈를 가져오고 싶었다. 처음에는 바디와 이탈이 되더니 점점 더 빈도가 많아지고

드디어 백화현상(사진이 찍히지만 하얗게 나오는 현상, 아래 사진처럼) 이 5장 찍으면 1장 꼴로 급속하게 진척되어 진짜 고통스러운 인도 여행이 되었다. 남의 나라 인도 땅을 치며 뒤늦은 후회를 해도 소용없는 일이 되었으니.... 차~암 나 자신이 한심했다. 표준렌즈 하나 무게가 얼마라고... 라면, 누룽지, 팩소주 한 개 씩만 덜 챙기고 표준 렌즈를 하나 더 가져갔어야 했는데.......


인도여행기를 쓸 때는 인도 명상음악을 틀어 놓고(특히 Karunesh, Amugama, Ravi Shankar, Zakir Hussain...) 음식도 카레, 탄두리 치킨 비슷한 걸 먹으면서, 인도를 여행했던 그 시간들을 다시 한번 천천히 맛있게  숙연하게 살아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 여행 과정이 다시 한번 반복되는 것처럼 행복하고 여행기를 완성하는데 큰 힘이 되고 글도 잘 써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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