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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도바다 Oct 28. 2016

새벽마다 피어나는 노란 민들레

--인도 배낭여행기 ----2

인도 여행기---제2편

     

2. 하늘의 별 따기, 인도에서 라이터 사기     

 비행기 수화물 체크를 할 때 라이터 한 개는 통상 허용되었었다. 하지만 에어인디아는 한 개의 라이터도 인정하지 않았다. 12시간도 더 걸려 도착한 경유지 델리 공항, 가까스로 스모킹 룸을 찾아 연거푸 니코틴 충전을 하고 나니 살 것 같았다. 아우랑가바드에서 엘로라 아잔타 석굴을 투어를 할 때 기사였던 나얍, 그에게 라이터를 사고 싶다 라는 말을 했었다.  그는 중간중간 라이터 파는 곳을 찾아다녔지만 번번이 빈손으로 돌아왔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인도는 씹는담 배가 유통될 뿐 필터 달린 담배를 거의 피우지 않는다. 그러니 담배나 라이터를 사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인 것이다. 그러나 투어를 끝내고 공항으로 가는 길목에서 그는 차를 세우더니 잠깐 기다리라는 말을 하고 어딘가로 뛰어가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싱글벙글 웃으며 돌아와 내게 라이터를 건네며 선물이라고 한다. 그 맘이 얼마나 고마운지 땡큐를 연발하고 공항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예외는 없었다. 한 번 사용도 해보지 못한 채 우정과 사랑이 담긴 선물이 쓰레기통에 던져지고 말았다. 델리에 와서 라이터를 살 수 있었는데 약 800원 정도로 인도인들에겐 너무도 고가였던 것이다. 내가 그에게 준 팁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 고가의 라이터를 흔쾌히 기쁜 마음으로 선물했던 나얍은 아마도 몰랐으리라, 기내에 라이터가 반입 금지 물품이라는 것을, 왜냐하면 그가 비행기를 타봤을 리 없을 테니까 말이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그가 적어준 메일로 간단한 안부와 함께 사진을 첨부하여 전송했으나 휴면 메일이거나 용량이 꽉 찼을 경우라는 메시지와 함께 return 되었다.

안타까움을 전할 방법이 없다. 그저 이곳에 그의 선한 미소를 담은 사진을 올리며 그와의  우정을 기린다.    

--미소가 선해 보인 프랜드      

3. 기차에서 담배 피우면 벌금 내요.      

 뭄바이에서 아우랑가바드까지 야간열차를 이용했다. 인도는 객차와 객차 사이가 연결되지 않는 구조이다. 가방에 자물쇠를 채워 침대 바닥으로 밀어 넣고 객차의 문을 열고 나가 기차 계단 앞에서 담배를 하나 피우고 돌아서는데 어떤 인도인이 내게 뭔가를 힐책하는 자세로 떠들어댄다. 잘 들어보니 이런 뜻이었다. ‘기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면 400 루피의 벌금을 내야 한다. 그렇지만 너는 외국인이니까 봐준다. 200루피만 내라’ 나는 대답했다.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 나는 인도에서 기차를 처음 탔기에 그런 룰이 있는지 몰랐다’라고 하며 발뺌을 했다. 그랬더니 그는 화장실 문과 면한 벽에 붙어있는 <Notice>를 손으로 가리키며 보라고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그러자 그 남자는 시커먼 눈을 부릅뜨고 나를 따라오는 것이었다. 일행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고 주위가 소란스러워지니 근처에 있던 한 인도 아저씨가 껴들어 왜 그러냐고 묻는다. 사태를 파악한 그는 “외국 여행자가 모르고 한 일을 뭐 그리 까다롭게 구느냐? 처음이니 한 번 봐줘라” 하며 그에게 오히려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 그러자 역무원으로 보이는 그 남자는 꼬리를 내리며 그럼 이제 절대로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는 다짐을 받고 돌아갔다. 프라블럼이 노 프라블럼이 되는 시점이었다.

 두 번째 이용한 야간열차는 델리에서 바라나시까지 가는 일정이었다. 우리 일행 중에 흡연자는 나를 포함해 4명이었다. 이미 벌금 문제를 경험한 터였기에 기차에서의 흡연을 포기한 터였다. 그런데 우리 일행 근처의 빈 좌석에 앉아있던 객실 관리원 남자 서넛이 우리와 함께 이야기와 먹거리를 나누다 보니 친해졌다. 나는 기회를 엿보다가 “너 담배 피우냐?”라고 물었다. 피울 수 있지만 인도는 담배가 아주 비싸기 때문에 자주 피울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의중을 알아차렸는지 그는 내게 담배 피우고 싶으냐고 묻는 것이다.  나는 기회다 싶으면서도 담배 피우다 벌금 물 뻔한 이야기를 하니 그들은 노 프라블럼이라며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그때부터 우리들의 맘대로 흡연, 아무 때나 흡연은 밤새 이어졌다. 그 덕에 기차가 도착한 후에 감사 표시로 담배 한 갑을 건네니 그들은 싱글벙글 웃음꽃을 피우며 이별을 서운해한다. 악수와 진하게 허그를 한 후 기차에 올라 손을 흔들었다. 담배로 맺어진 하룻밤 친구였다.

     --담배 한 개 피 또 줄까?  


 4. 새벽마다 철로 변에 피어나는 노란 민들레      

 야간 침대 열차는 색다른 묘미가 있지만 피곤한 일정임이 틀림없다. 좁은 침대, 불결한 시트, 바퀴벌레가 출몰하고 코로 숨 쉴 수 없는 화장실과 간이 세면대, 좁은 통로로 짜이나 과자를 파는 사람들의 빈번한 왕래, 뭔가 썩는 냄새 같이 퀴퀴한 구린내, 그 안에서 13시간 이상을 버티며 자야 하는 고역, 그러나 인도를 여행하는 사람 치고 그 정도를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바라나시에 가까워지고 있을 때, 갑자기 소란스러워 눈을 뜨니 새벽 5시쯤 되었을까? 사람들이 차창 밖을 가리키며 웃고 떠든다. 인도 사람들이 철로 변 들녘에 쭈그리고 앉아 똥 누는 장면을 본 것이다. 뒤처리용 PET물병을 들고 걸아다 가다 적당한 풀숲에 앉아 볼 일을 보는 사람들은 가지각색이었다. 기차를 빤히 쳐다보는 사람, 비스듬히 옆으로 앉은 사람, 풀숲에 얼굴만 보이는 사람, 이 진기한 광경을 보고 여행객들은 웃었고 나는 재빨리 사진을 찍었다. 우리나라도 60~70년대에는 그렇지 않았던가. 화장실은 재래식이었고 식구는 많아서 새벽엔 늘 북새통이었다. 막내나 나이 어린 녀석들은 거름 앞에서 똥을 누었다. 할아버지는 삽으로 손자들의 똥을 푹 떠서 거름더미에 뿌리면 끝이 났던 우리네 농촌 풍경, 옛날이라고 모두 좋고 신기한 것은 아니지만 그때 생각을 하면 풋풋한 정이 느껴진다.

대개 인도 하층민의 집에는 화장실이 없는 것 같다. 따라서 아이들과 어른들까지 대자연 속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른 새벽 기차에서 차창을 내대 보면 뿌연 안갯속에서 희끄무레한 물체들이 삼삼오오 들판에 흩어져 변을 보는 광경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신선한 새벽 공기를 뱃속 가득 들여 마시고 있는 그들이 나에게는 들판에 흩어져 핀 민들레 같다.

 --새벽 여명쯤 기차에서 찰칵... 난.. 쏘리... 넌, 노 프라블럼??  

    

5. 세계 최초로 비데를 사용한 나라     

 인도의 화장실에 가면 이상한 게 있다. 시설 좋은 5성급 호텔이든, 주유소에 딸린 간이 화장실이든 꼭 있는 것이 변기 옆의 수도꼭지가 있다. 그 용도는 바로 뒤처리용 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여행객들은 남들이 엉덩이 씻는 샤워기로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기도 한다니 웃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화장지도 비치되어 있지만 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한다. 델리에서 바라나시로 가는 기차에서 새벽에 풀숲에서 변을 보는 사람들도 휴지 대신 PET 병을 들고 있지 않았던가. 인도인들은 오른손으론 식사를 하고 왼손으론 뒷일 처리하는 것이 관습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옛날부터 물을 사용하여 뒤처리를 했으니 치질이 있을 수 없고 건강한 항문 건강을 유지하는가 보다. 세계에서 인도가 가장 먼저 비데를 썼다는 사실, 놀랍지 않은가?

     

6. 람람 사떼해!     

 손톱으로 긁으면 살며시 긁혀 나올 것 같은 몇 세기 동안 쌓였던 8월의 햇살들, 그리고 손으로 마치 창문을 쓱 문지르면 3,000여 년 전부터 갠지스 강으로 순례를 다녔던 옛 인도인들이 보일 것 같은 바로 그 강을 찾아갔다 적막한 고요와 숭고한 수도승의 종교의식 대신 시끌벅적한 소요와 대 혼돈이 갠지스 강에 몸을 담그고 윤회를 행하고 있었다. 3천 년 넘게 순례자들과 수행자들로 붐비는 인도의 사원이나 갠지스 강, 도로마다 골목길마다 자리 잡고 있을 수많은 사연이 차곡차곡 쌓여 가는 곳, 스토리텔링의 총합인 인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구하고 그렇게 보고 싶던 인도에게 내 삶의 시시했던 이야기들을 건네는 하루하루가 실타래처럼 술술 풀려나갔다. 이거 너무 빠른 거 아닌가? 어떻게 온 인도인데 하며 줄어드는 일정이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는 시처럼 안타깝기만 했다.

     

   --갠지스 강 밤 풍경, iso를 3000 정도로 맞추고 찍었다     

 마크 트웨인은 <역사보다, 전통보다, 전설보다 더 오래된 도시>가 바라나시라고 했다.

 ‘문화 이전에도 존재했고, 역사 이후에도 존재할 것’이라는 바라나시에 대한 여행은 각별하다. 갠지스 강변 복잡한 골목길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식당 <라가 카페>에서 늦은 점심(오후 5시쯤)을 먹고 밖으로 나와 담배에 불을 막 붙이려는 순간 소란스러운 요령소리와 함께 람람 사떼헤! 람람 사떼해! 하고 앞선 사람이 선창 하면 뒤따르는 여러 사람이 람람 사떼해 람람 사떼해 후렴 하며 왁자지껄 지나간다. 그 순간 생각지도 않게 인도 특유의 향을 피우며 초라한 들것에 실려 강가 화장터로 쏜살같이 스쳐가는 시체를 보았다.(불과 10분 정도 짧은 시간에 3구의 시체가 지나갔다.) 헉! 숨이 턱 막혔다. 화장터를, 시체를 촬영하는 것은 금지 사항이어서 그 모습을 찍지 못했지만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보았던 시체 운구 행렬과 화장터를 보고 난 후 아직 살아있음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반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심 착잡했다. 죽음과 삶의 경계가 작은 골목길 안에서 공존하기도 하는구나! 이렇게 쉽게 멀어지며 허물어지는구나 생각하니 허무했다. 나를 지나친 주검은 나와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람일 테지만 어쩌면 천 년, 아니면 2천 년 전쯤 나와 같이 갠지스 강에서 순례를 했던 사람일 수도 있고 한 동네에 살았던 이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운구행렬을 따라가 화장 카트가 흠뻑 젖도록 한참을 울어주고 싶었다. 나는 어쩌다 정처 없이 헤매며 흐르다 끝나가는 다른 생을 기웃거리며 지금 이곳 인도 바라나시 강가 골목길 미로에서 이처럼 쭈그리고 앉아 숙연해지는 마음으로 젖은 담배를 피우고 있는지 모르겠다.

(*람람 사떼헤 : ‘라마신은 알고 계신다. 신은 진리다.’라는 뜻으로 죽은 사람을 싣고 화장터로 갈 때 외치는 소리. 우리로 치면 일종의 상여소리.)

하루 한번 힘이 되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내가 걸어온 길이 아름다워 보일 때까지 난 돌아오지 않을 거야…

멀리 가야지 차곡차곡 쌓은 환상을 넘겨보려면… 가야지. 때론 그것들이 조용히 허물어지는 것도 봐야지.

힌두교도의 말 중에 ‘중요한 것은 우주를 한 바퀴 도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중심을 한 바퀴 도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쟝 그르니에의 <섬>에 나오는 대목이다.

     

 바라나시 바라나시 영혼 쉼터 우주 환상 돌아가는 길목 골목 슬픔 아닌 담담함,  아! 바라나시 갠지스여!

     

   ---람람 싸 떼 해, 숨이 턱 막혔다.

       

 바라나시는 갠지스 강(인도인은 강가 또는 강가지라 호칭한다, 여기서 지는 존경을 나타내는 말로 갠지스 강을 인격화 한 것으로 보인다.) 강변에 자리 잡은 채 3천 년을 넘게 온갖 순례자와 윤회를 실천하는 주검들이 붐비는 도시로 존속해왔다. 바라나시는 인도인에게는 물론 여행객에게도 까지 신성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육체의 화장터요 심신의 목욕터인 동시에 영혼의 안식처이기에 다시 인도를 방문한다면 바라나시에만 오래 머물면서  인도의 정신세계를 조금씩 알아보고 싶다.     

     

     

     

   --화장하는 장면, 갠지스 강에 보트 투어 때 200mm 줌으로...

     

7. 바라나시, 다시 서고 싶은 강가(갠지스)     

 영적인 빛으로 가득한 도시라는 뜻인 바라나시, 갠지스 강가에서 구원 의식이 간절하다. 강과 이어지는 계단(Ghat)까지 넘실대는 갠지스 강,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모조리 쓸어 깨끗하게 만들 것 같은 강가 강의 폭발적인 모습은 정화에 필요한 용기와 믿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하였다. 19세기 성자 라마크리슈나가 살아있는 어머니로 인식하고 섬겼던 칼리(Kali) 여신의 부릅뜬 눈과 날름거리는 혀, 입가의 핏자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갠지스 강이 대신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대개 강가 강으로 운반되어 온 시신은 안치소에서 차례를 기다린다. 흰옷이나 온갖 꽃무늬로 장식한 옷을 두르고 강가에 누워있는 공백의 시간대. 강가의 상류에서 강바람이 불어와 죽은 자의 흰옷 자락을 펄럭 펄럭 들썩여도 사람들도 시신도 말이 없다. 시신은 한층 더 추워 보인다. 흰색, 이것이 인도 갠지스 장가의 장례식 색깔이다. 죽은 자도 친족들도  흰옷을 걸친다. 갠지스. 무릇 갠지스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흐른다. 제 아무리 대단한 것도 제 아무리 하찮은 것도 모두 흘러간다. 가령 길거리의 소똥의 고약한 냄새부터 재스민 꽃의 향기로운 냄새까지도 갠지스에는 흐르지 않는 것이 없다. 인도 사람들은 갠지스 강에 몸을 담그고 매일 하류로 하류로 흘러가기를 반복한다. 윤회는 흐름으로 달성되는 것일까?

독실한 힌두교도는 야뜨라(성지순례)를 1년에 최소 한 번씩은 해야 한다고 여긴다. 순례자들은 소원을 빌거나 화장한 친척의 재를 강에 뿌리거나 공덕을 쌓기 위해 성지순례를 한다. 인도에는 수천 곳의 성지가 있고, 노인들은 주로 바라나시 갠지스 강을 최종 목적지로 삼는다. 즉, 이 곳 바라나시에서 삶을 마감하면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도 대부분의 축제는 종교에 뿌리를 두고 있어 많은 순례자들을 끌어 모은다. 축제는 물론 화려하게 펼쳐질 때도 있지만 순례 축제라는 신성함이 깊숙하게 배어있다.     

    

--흐르는 갠지스 강에 마음을 담그는 사람들

     

 마니카르니까는 burning Ghat로 바라나시를 상징하는 가트이다. 특히 이곳 화장터는 규모가 크고 오래되어 많은 운구행렬이 모여 화장되며 이방인도 가끔 슬픈 마음으로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마니카르니까 가트는 갠지스 강에서 가장 신성한 가트이자 수도자들의 최종 목적지이기도 하다. 수도자, 순례자들은 이곳에서 몸을 씻고 황금사원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하루 일과이다.      

           --버닝 가트, 사진 촬영 금지, 역시 200mm 망원렌즈 덕을...   

   

 바라나시를 떠나는 길은 말문이 막히고 발걸음이 더듬거려졌다. 진득거리는 분비물을 밟는 것이 지겨워서가 아니라 장마처럼 밀려오는 순례자들 때문이 아니었다. 군데군데 구석구석에 앉아 밤새 명상을 했는지 구걸도 못해 굶었는지 초라한 행색의 거지 같은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귀를 떼어가는 듯한 자동차 경적소리 오토 릭샤 사이클 릭샤 짐꾼의 소란 때문이 아니었다. 영혼과 육체의 분리가 불가능한 풀길 없는 분노와 근원을 알 수 없는 욕망과 절망 때문에 자꾸 슬퍼지는 것이다. 큰길 가득 매운 인도인들, 그들의 순례행렬을 보고 그들의 신심 어린 행위와 진정성과 평화로운 행차를 결코 흉내 낼 수 없었다. 그 마음이 부끄럽고 초라해서 바라나시를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지 못했던 것이다.

     

<졸 시 2>

어두운 바라나시 거리엔 오늘도 여기저기 순례자 인도 사람 불이 지펴진다

갠지스 강 밤 강물엔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디아를 실어 보내고 있다

저 무수한 별들과 짝을 맞추어 하염없이 반짝이게 만드는 기묘함과 절실함.

강가 화장터엔 한 죽음이 장만한 나지막한 높이, 딱 1인분의 장작더미에도

디아 같은 불이 반짝인다.  

바라나시 갠지스 강에는 슬픔은 없고 숭고함만 둥둥 흐른다.

     

--소원 담은 디아가 둥둥 떠다닌다.

  

 외로운 날에는 살을 만진다.

내 몸의 내륙을 다 돌아다녀 본 갠지스를, 나를,

내 가족이 아직 기억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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