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의 산속 감옥에 갇혀
태백산을 올랐다.
정상에 서니 사람 사는 동네가 밤하늘 별 같다.
나뭇잎 떨어진 겨울나무 사이로 먼 길이 가깝게 나타나
너의 길은 어느 길이냐고 자꾸 묻는다.
시야가 끝나는 곳은 백두대간의 웅장한 산천지들,
마치 희망을 밝히는 등대처럼 깜박인다.
겨울산행은 고요한 적막강산 속에서
나를 이기는 법을 배우는 인생수업
그리하여
침묵의 진가를 확인하고
지금까지 어눌하게 익힌 말을 버리고
더 깊거나 더 넓어지는 말을 배워야 한다고
태백산의 충고는 따갑게 따귀를 때린다.
산새와 나무와, 낙엽과 바람이 가만가만 말 거는 소리에
나는 자꾸 흔들리며 산을 내려왔다.
태백산의 겨울산행은
적막의 산속 감옥에 갇혀
나를 수없이 재생시키는 인생수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