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世의 겨울
살아가는 동안 겨울나무들은
삭풍의 설해 목으로 온 팔이 다 부러져
싱싱하게 썩은 내 고독과 비슷하다고 위안받으며 산길을 걸었다
눈 속에서 꿈꾸는 나무들과 근원을
알 수 없는 내 고독의 추운 일방적 소통
사흘 동안 깍지 않은 수염자국이 간지럽다
동장군의 폭설 속에는 봄이 수염처럼 자라고 있을 것이다
봄이 움트는 대지는 얼마나 간지러울 것인가
삭풍에 부러지는 나무들의 긴 생각은 얼마나 단호한가
눈 속에서 인내하는 봄의 긴 호흡은 얼마나 따스한가
서산으로 넘어가는 겨울 해를 쳐다보며
산골짜기에 미세하게 떨리며 요동치는 봄을
먼저 만져 보고 싶은 어리석은
中世의 겨울 저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