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서 인내하는 봄의 긴 호흡은 얼마나 따스한가

--中世의 겨울

by 백도바다
Anugama(독일태생, 명상음악가) ~ Sweetness of the Earth(달콤한 듯한 지구여!)

눈 속에서 인내하는 봄의 긴 호흡은 얼마나 따스한가


살아가는 동안 겨울나무들은

삭풍의 설해 목으로 온 팔이 다 부러져

싱싱하게 썩은 내 고독과 비슷하다고 위안받으며 산길을 걸었다

눈 속에서 꿈꾸는 나무들과 근원을

알 수 없는 내 고독의 추운 일방적 소통


사흘 동안 깍지 않은 수염자국이 간지럽다

동장군의 폭설 속에는 봄이 수염처럼 자라고 있을 것이다

봄이 움트는 대지는 얼마나 간지러울 것인가

삭풍에 부러지는 나무들의 긴 생각은 얼마나 단호한가

눈 속에서 인내하는 봄의 긴 호흡은 얼마나 따스한가


서산으로 넘어가는 겨울 해를 쳐다보며

산골짜기에 미세하게 떨리며 요동치는 봄을

먼저 만져 보고 싶은 어리석은

中世의 겨울 저녁에.

저 멀리 치악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꽃샘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