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실마을에서
--조지훈 님의 생가에서 위안받다.
지훈을 안다는 문학동인을 놓쳐 도로에게 님의 生家를 물으며 달리네.
참깨를 터는 거리도 모른다 약초뿌리를 다듬는 거리도 모른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님의 생가 바로 옆 동네도 詩는 전혀 모른다 시치미 떼었네.
동네마다 거리마다 참깨, 약초뿌리 보다 못한 소용없는 詩, 그러나 님의 詩碑 앞에 선 나는
빛을 찾아가는 길처럼 부끄러운 구름 걷어가는 바람이 되었네*
늦가을 토실토실한 햇살이 그리움처럼 남아있는 동탁의 생가에는 산수유 열매 빨갛게 님의 시같이
농익어 가고 시를 못쓰고 하루를 보내면 하루만큼의 상처가 남고 바람 한 줌이 나를 스치면 그 한 줌
만큼의 상처가 생기기도 했던 지독한 습작, 등단 과정의 아프고 화사한 상처.
동탁은
다
그런 거라며
괜찮다 하네.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 지훈 님의 생가 시비의 詩 한 구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