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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의 목적

by 김재완

사라졌던 식욕을 솟아나게 하고

사라져야 할 군살을 사라지게 한다.


망각했던 손의 쓰임새를 일깨워주고

잃어버렸던 겸손을 되돌려준다.


거대하고 비경하다고 오착했던 대사를

초라하고 새들한 소사로 만들어 버린다.


매진한 만큼의 대가를 정직하게 내어주며

성패와 무방하게 뜻대로 할 수 있는 드문 행위이다.


무엇보다 산을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실재하는 육신의 고통으로 인해, 실체가 없는 상념을 잊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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