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익선이라 여겼다
내 생각이나 취향은 고려하지 않고
세상이 규정한 친구를 우량주 사냥하듯 찾아다녔다.
말을 많이 하는 이들과 더 많은 말을 나누었다.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고 확신했다.
말수가 적은 사람은 가진 것이 적은 사람이라고 여겼다.
친구라고 믿었던 이들의 전화번호가 퇴적될수록
잘살고 있다고 착각했다.
그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방대하고 무의미한 시간을 보냈다.
만남은 화려한 수사로 가득했고
사라진 밤하늘의 별보다 많은 말들이 오갔지만
돌아오는 길은 늘 공허했다.
누구도 현재를 말하지 않았고, 나에 관해 물어보지 않았다.
드문 환희의 순간과 빈번한 일상을 지나며
급하게 퇴적된 숫자들은 바스러졌고,
나의 비애를 마지막까지 지키던 이는 과언한 친구였다.
친구가 내 이름을 잔잔히 부르자
무의미한 말들이 사라지고 은창한 대화가 이어졌다.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허세에 현혹되지 말자.
골목길은 단지 몇 명의 친구만으로도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