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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완 Sep 23. 2024

깊은 산속 맑은 옹달샘

깊은 산속에 맑은 옹달샘 하나가 있었어.


샘 안엔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잎이 무성한 나무 위에는 새들이 지저귀니

숲을 지나기던 어미 사슴과 새끼는 옹달샘에서 쉬어갔지.


어느 날 샘 안의 큰 물고기가 하나가 샘이 비좁고 먹이가 부족하지 않냐고 물었어.

다음날 동조하는 강한 물고기들과 함께 약한 물고기들을 쫓아내기로 결정했어.

샘을 벗어날 수 없었던 작은 물고기들은 샘 안에서 죽고 말았어.


작은 물고기들이 죽자 큰 물고기는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그저 모든 걸 독차지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어. 

누군가 작은 물고기들은 그저 도태된 것이라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속삭여주었어. 

자기변명이 필요했던 큰 물고기는 그 말에 위로를 받았어.


옹달샘은 이전보다 넓어졌고 먹이도 충분했지만 어쩐 일인지 며칠 만에 금세 다시 좁게 느껴졌어.

먹이를 너무 많이 먹어 헤엄을 치기 어려워진 물고기는 싸움을 멈추지 않았고, 작은 물고기가 계속해서 죽어도 샘은 점점 좁아지는 것 같았어.


마침내 싸움이 멈추었을 때 살아남은 물고기는 단 한 마리였어.

옹달샘에는 더 이상 사슴이 찾아오지 않고, 새들도 떠나버렸어.

시체로 가득한 샘에는 빛이 닿지 않았고, 썩은 물이 고인 샘 안에서는 숨조차 쉬기도 힘들었어.

그리고 모든 걸 독차지한 물고기는 마침내 스스로 목숨을 끓고 말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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