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장벽이 낮은 배우의 일장일단
얼마 전, '변호사 3만 명 시대'라는 기사를 접하게 됐다.
우리나라 인구 대비 변호사가 많아 법률적인 서비스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난 법률이나 변호사라는 직업을 잘 모르기에 '아, 그렇구나... 변호사 진짜 많네.' 하며 무심히 기사를 읽었다. 기사를 다 읽고 기사 내용과는 별개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엘리트라고 부르는 전문직의 수가 이 정도인데 배우는 얼마나 많을까?'
실제로 배우(배우라고 칭해지는)는 변호사보다 많다. 훨씬 많을 것이다. 왜? 배우라는 직업은 변호사, 검사, 의사 등의 전문직보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굳이 연극영화과를 나오지 않더라도 누구나 배우가 될 수 있다. 여기서 또 다른 질문이 떠올랐다.
'배우는 진입장벽이 낮아서 기본적인 평균 수익이 낮은 걸까?'
당연한 말이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직업은 평균적인 수익이 높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건 공부를 잘해 일정 수준 이상의 대학과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전문화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아무나 진입장벽이 높은 직업을 가질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기에 그들의 수익은 다른 직업에 비해 높다. 물론, 배우도 슈퍼스타, 대배우가 되면 수익이 높다. 이는 마찬가지로 아무나 될 수 없는, 높고 커다란 벽(슈퍼스타라는 진입장벽)을 넘은 이들이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배우는 진입장벽이 낮기에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배우가 될 수 있다. 이는 매우 큰 단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나 될 수 있기에 그만큼 성공 확률이 떨어지게 된다. 치킨집이 잘된다고 너도나도 치킨집을 창업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치킨을 사 먹는 수요층은 정해져 있는데 치킨을 튀기는 공급자는 많아지니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만의 독특하고 특별한 치킨이 아니라면 경쟁에서 도태된다. 즉, 고객이 원하는 맛있고 특별한 치킨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수많은 치킨집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자신이 요리를 어느 정도 잘한다고, 남들이 하니 잘된다고, 치킨집이 대세라고 등의 이유로 무작정 치킨집을 차린다면?
마찬가지로 자신이 재능이 있다고, 너는 연예인의 끼를 가지고 있다고, 연예인이 대세라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섣불리 시작한다면?
'성공할 확률이 떨어지니 배우 하면 힘들다.'
'이미 포화상태다.'
'일찌감치 관둬라.'
이런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니 지레 겁먹지 말길 바란다. 진입장벽이 낮은 장점과 혜택도 있다. 언제든 도전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단,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며 나만의 색깔이 무엇인지, 내 연:기로 보는 이에게 무엇을 전달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하길 바란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개성, 특별함이 무엇인지를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 눈치챘겠지만, 난 앞서 말한 것들에 대해 전혀 고민하지 않았고 찾아보지도 않았다. 그저 열심히 살다 보면 배우로 잘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만 했다. 그래서 이렇게 실패했는지 모르겠다.
'아. 진입장벽이 낮은 혜택을 잘 활용했더라면.'